▣ 화섬 장세주 코오롱패션머티리얼 상무
중국발 수급파괴, 스트림간 협력으로 뚫어야
미국이든 유럽이든 중국이든 한 곳이라도 경기가 살아나야 탈출구가 보인다. 일반적으로 상반기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으나 이제 경기의 잣대는 수급관계에 달렸다. 당장 중국 내수시장 침체는 수급의 균형추 역할을 붕괴시켰다. 앞으로 중국 내 화섬산업 구조조정 강도는 화섬경기의 바로미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 부진한 화섬경기는 2009년부터 비롯된 중국의 증설영향과 무관치 않다. 2012년까지 이어진 중국 내수시장 활성화는 원료부터 다운스트림에 이르기까지 증설의 영향을 흡수해 나갔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세계 금융위기는 세계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는 데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내수시장도 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발 수급구조 붕괴는 원가개념을 무시한 채 진행형 일변도다. 수출로 밀어내는 전략이다. 상상조차 안되는 가격대 원사판매가 그것이다. 국내 화섬업체들이 감산을 앞세워 시장질서를 바로 잡으려 애쓰지만 이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모양새에 불과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원산지 문제다.
화섬 원사나 직·편물 등 주요 수출국은 미국, EU 등 우리와 FTA 체결국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은 얀 포워드가 원산지 기준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원사를 사용해야 FTA 수혜를 받을 수 있다. 값이 싼 중국산 원사나 생지를 들여와 한국산으로 FTA 체결국에 수출하는 것은 원산지 위반이다. 기업의 윤리적 문제가 앞으로 수출활동에 브레이크가 되는 경우다.
화섬경기 변수는 외부 영향 탓도 크지만 내부 문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원산지 기준 충족을 위한 스트림간 협력은 당장 발등의 불로 떠올랐다. 화섬업체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감산의 폭 확대에 나서는 한편 다운스트림업체들과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등 자기만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때다.
▣ 의류 이건후 팬코 대표
경기회복 시기상조, 환율 최대 복병
하반기 최대 복병은 환율이다. 벤더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에 공장을 갖고 있어 여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의 영향은 크지 않다. 원부자재 수입 등 미국 달러 베이스 결재 비율이 60~70%에 이른다. 달러 결재 비율이 높아 상당부분 헷지 효과를 갖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적정환율 마지노선은 1050~1060원 정도이며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체들이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 결국 비용 리스크를 내부적으로 흡수해야 하는데 한국의 벤더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경영합리화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 체력이 소진됨에 따라 (향후 성장 동력에) 차질이 생길수 밖에 없다.
일본은 최근 20년 불황에서 벗어날 조짐이 있다고 보도되는데 기업 일선의 체감 경기는 큰 변화가 없다.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일본 경기 활황은 아직은 대도시 중심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본다. 통상 의류는 1~2시즌을 앞서가는데 올 하반기 구체적인 기대감을 갖기에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예상한다.
▣ 남성복 홍민석 지오지아 전무
캐주얼 라이징, 중년마켓 중요한 화두
F/W 남성복 시장은 경기회복의 전환점이 보이지 않아 전년대비 보합수준으로 예상된다.
캐주얼 라이징에 따라 정장은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이고 캐주얼조닝은 좀 더 다변화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시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가격 경쟁력’, ‘캐주얼 강화’, ‘컨텐츠 다변화’, ‘중년마켓의 대응’이다. 시장 양분화 지속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SPA 브랜드의 진입으로 국내 미들존의 마켓쉐어는 지난 5년 동안 4% 감소해 현재 20% 정도이다. 미들존이 살아남으려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현재 40조의 국내마켓에서 캐주얼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가 9조다. 이에 캐주얼을 강화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컨텐츠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컨텐츠를 보강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입맛을 충족해 줘야 할 것이다.
‘지오지아’는 올 하반기 부터 액티브라인을 전개한다. 고감도의 트레이닝복 등 새로운 아이템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매파워와 인구비율이 높은 40대 이상의 소비층이 중요한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년마켓에 대한 발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여성복 권혁남 블루페페 상무
가두 전문 여성복 돌파구 마련 시급
가두 전문 여성복의 위기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큰 경기 개선이나 극단의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과감한 변화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브랜드를 지속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브랜드가 한계에 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는 지속되는 불황과 저성장 국면 진입으로 저가 할인 브랜드 또는 어덜트 시장 정도만 가두 상권에서 명맥을 유지해 포지셔닝이 애매한 브랜드들은 점점 설자리가 없어지면서 시장 재편이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가격 경쟁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다. 가격이 990원이어도 고객을 설득할 수 없는 옷은 팔리지 않는다. 브랜드들은 가두 여성복의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을 위한 전술과 무기를 총 동원해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블루페페’는 철저히 상품의 가치와 브랜드 존속 이유에 초점을 맞춰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2주 단위로 시시각각 변하는 현 트렌드 분석을 통해 매장 내 심도있는 착장 코디와 VM연출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 브랜드 자체의 밸류를 높이고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하기 위해 고감도, 고급화에 주력하고 핵심 고객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적절한 융화를 겸한 타겟 마케팅, 제품의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한 판촉 전략,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환경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상품 기획과 물량 조절 등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 중장기적 비전을 겨냥해 마련한 꾸준하고 세심한 전략 구사가 강한 무기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캐주얼 최명호 MK트렌드 상무
장기침체 히트 아이템 개발 집중해야
캐주얼 업계는 장기불황 극복 카드를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하반기 경기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상반기와는 달리 헤비아이템 개발로 탈출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벌써 다양한 디자인과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사별 브랜드별 획기적인 처방은 저렴한 가격대에 두고 있다. 마케팅도 관건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침체 속에 투자비는 확실한 상품력에 집중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의 기능성 소재와 패션 상품을 잘 접목시킨 헤비아이템 개발과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울렛 유통확대 방안도 전략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 대한 상품판매와 모바일 마케팅도 관건이다. 주 고객 대상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인 만큼 모바일에는 열린 감성의 세대다. 온라인 모바일 시장 역시 다양성과 함께 차별화를 내걸어야 한다. SPA 브랜드인‘스파오’와 ‘유니클로’는 스트리트캐주얼시장을 더 많이 잠식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하반기 캐주얼시장은 솔직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쟁력 있는 히트 아이템의 등장은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캐주얼 업계는 가격 메리트를 높인 기획력 여부에 따라 경기를 좌우할 것이다.
▣ SPA 전상용 오렌지팩토리 사장
가치소비 만족 시대…소싱력 ‘맑음’
SPA시장은 소싱이 기본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SPA 역시 트렌드를 가미한 판매 가능한 가격을 제안해 내야만 경쟁할 수 있다. 판매자보다 구매자가 더 똑똑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가치 소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격이 싸다고만 고객이 모이지는 않는다.
또 이곳에 오는 고객이 지갑이 얇아서 오는 것도 아니다. 상당한 지식층에 있는 분들이나 혹은 경제적 수준이 높은 고객도 많다. 그만큼 돈에 대한 가치를 기준으로 옷을 구매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오렌지 팩토리 아울렛 역시 이러한 가치소비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중견 디자이너 25명이 기획과 디자인 생산에 전념하고 있다.
그만큼 잘 만들어서 많이 팔아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 보다는 경력자들이 많다. 전체 상품의 80%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