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경영인 양성에 업계 의지 결집시킬 터
노하우·장인정신 맞물려야 고부가 창출
정부정책은 업계 현안 살펴 속도조절해야
“염색산업 전반에 걸쳐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습니다만 ‘차세대 경영인’ 양성만큼 시급한 사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염색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죠. 지금 염색업계가 양에서 질로 변화하는 구조조정 진통속에 있으나 염색산업은 섬유산업의 꽃이라는 자긍심을 잊지말고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으로 거듭나는데 전력해야 합니다.”
지난 2월27일 열린 한국염색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정기총회. 이날 염색연 정총은 임기가 만료된 김해수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선임, 앞으로 4년간 또다시 염색업계의 지휘봉을 안겼다. 김 회장이 지난 3년간 탁월한 지도력으로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온데다 멸사봉공의 헌신적인 자세가 업계발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이유였다.
그러나 업계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김 회장의 마음과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염색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가 않다. 유가상승 환율하락 가동률 저하 등 기업의 채산성과 직결되는 기준 모두가 시계 제로 상태인데다 업계전체에 구조조정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내부적인 요인보다 시시각각으로 조여오는 환경강화 요구는 업계 전체를 옴싹달싹 못하게하는 상황이다. 사면초가도 현재 직면한 염색업계에 비할까하는 심정이 그를 짓누르기만 했다.
“20년 동안 연합회 일을 수행해 온 만큼 업계 구석구석의 현안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보니 더욱 힘이 드는 것 같아요. 업체 모두 힘들겠지만 이젠 선배 염색인들이 밀알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솔직히 우리 업계만큼 연합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일해온 단체는 없다고 자신해요. 이게 염색업계가 홀로 서는 노력에 큰 힘을 보태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는 염색산업은 노하우와 장인정신이 지속적으로 맞물려 냐가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당장 캐퍼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전문성을 갖고 장인정신을 살려나간다면 안될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에서 질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고통감내 역시 차세대 경영인을 통해 분출시켜 나가자고 주문했다.
“염색산업은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보니 이로인한 규제사안이 너무 많아요. 산업폐기물 처리문제나 염색슬러지 차감기술 개발, 대기오염물질 배출 허용기준 유예기간 연장 등은 당면문제지요. 그렇다고 이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의 규제는 업종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해주는 슬기로움이 요구돼요.”
김 회장은 정부가 선진국 수준에 맞춘 친환경 정책은 업계의 형편상 당장 대응해 나가는데 무리가 있다며 정부의 유연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주 5일 근무제는 염색산업을 옭아매는 최대 복병이라고 말했다. 염색산업은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한데 반해 노동부가 똑같이 적용시키고 노동법으로 끌고가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또 조기 재취업수당 우대지급 업종으로 지정받아 고급인력 확보 활용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염색산업이 3D 업종을 탈피하는 근본 이유가 되는 동시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을 때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섬유특별법 제정은 꼭 필요합니다. 지난해 115만명에 달하는 국민이 섬유특별법 제정에 서명했어요. 이 열망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정부는 무조건 안된다 하지말고 섬유업계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김 회장은 섬유업계의 섬유특별법 제정 요구는 정부의 섬유에 대한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만 더 신경을 기울여 뒷바침한다면 섬유산업의 비전은 밝다고 덧붙였다. 그는 섬유특별법이 아직 국회 산자위 소위에 계류된 상태지만 4월 임시국회 통과를 위해 전업계가 다시한번 힘을 결집해 나갈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염색산업은 철새업종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전문성을 갖고 움직여야 합니다. 이젠 모두 망하고 흥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각 업체마다 특화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장인정신으로 무장해 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