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국내 본사를 기준으로 18조4500억원의 매출에 9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경제계는 이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디지털미디어 등 휴대전화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의 실적이 악화됐다.
‘어닝 쇼크’에 경제계 충격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놓고 경제계는 “삼성전자 너마저…”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손실은 증권가가 당초 예상한 3000억~4000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였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내부적인 것이라기 보다 바깥 요인이 크다. 제품 경쟁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급속히 위축돼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기술(IT)제품의 수요가 줄면서 부품인 반도체와 LCD의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진 게 컸다.
삼성전자는 두 사업부문에서 각가 5600억원과 35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휴대전화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인 5280만 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전년 동기보다 14%성장했다. 이 기간 중 글로벌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5%줄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그래도 선전한 것”
삼성전자 측은 최근 경기 침체 상황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에 마케팅 비용으로 전 분기보다 9000억원 이상 더 집행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삼성전자 우종삼 상무는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린 것”이라며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주주설명회(IR)를 열었던 주요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올해 매출과 이익, 투자 등 구체적 경영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대신 휴대전화, TV, 생활가전 등 일부 사업에서만 6개월 단위의 사업계획만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