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감성의 루즈핏·스포티 요소로 경쾌하게
2009 S/S ‘서울패션위크’가 지난 18일 남성복 패션쇼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18~19일 이틀간의 일정에는 박종철, 박혜린, 송혜명, 김서룡, 손성근, 송지오, 박성철, 강동준, 윤기석, 이주영, 서은길, 장광효(컬렉션 개최 순) 총 12명의 남성복 디자이너가 참가했으며 다가올 봄, 여름의 트렌드를 제안했다.
남성복 패션쇼에서는 자연스러운 색상과 소재로 가벼움과 편안함을 나타낸 남성복들과, 기존 복식의 틀을 깬 파격적인 의상으로 남성복의 다양한 매력이 표현됐다. 공통적으로 나타난 편안함과 에스닉한 감성은 블랙, 화이트 등의 무채색과 베이지, 네이비 등의 내추럴한 색상, 그리고 루즈한 실루엣을 통해 표현됐다.
자연스러운 슬림 실루엣은 모던하고 로맨틱한 느낌을 주었으며, 비정형화된 자켓과 클래식한 수트에 적용된 스포티한 요소는 보수적인 남성의 모습에 경쾌함을 더했다. 모던한 느낌의 미세한 컬러와 비비드한 색상, 비치는 얇은 소재, 노출 등으로 부드러움 내면에 드러나지 않은 섹슈얼리티가 강조된 의상도 발표됐다. 액세서리는 에나멜 코팅을 활용한 빅백이 주를 이뤘으며, 페도라 모자와 행거칩 등도 다수 활용됐다.
△‘슬링스톤’ 박종철은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컨셉으로 동양적인 소재, 컬러, 문양을 접목했다. 자연스러운 볼륨감이 강조된 에스닉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소재는 린넨, 구겨진 듯한 텍스쳐를 사용했다. 옛날 한지의 느낌까지 드는 소재들과 컬러는 베이지, 블랙, 화이트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매 시즌 캐주얼 수트를 선보이는 박종철 디자이너의 컬렉션에서는 허리에 개더주름이 있는 반바지, 다양한 스타일의 베스트가 등장했다. 피날레에서는 털실이나 한지를 찢어 꼰 것 같은 낱개를 모아 율동성 있는 무늬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이특과 낸시랭이 모델로 참여했다. 이특은 재치있는 포즈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도미닉스 웨이’ 송혜명의 무대는 참관하기 전부터 어떤 옷일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펑크룩, 금속디테일, 파워풀한 음악 등 그만큼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디자이너 브랜드다. 이번에는 해체된 의복을 테마로 했다. 여기에 경찰모자, 암워머, 마스크, 금속 목걸이·팔찌 등의 액세서리를 사용해 의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속이 비치는 비닐소재의 수트가 눈길을 끌었다. 바지위에 앞치마식의 의상이나 번개모티브 패턴, 끈을 사용해 라인으로만 구성된 상의도 독특했다.
△‘김서룡옴므’의 김서룡은 편안함 감성의 편안한 착장을 제안했다. 구조적인 테일러링을 기반으로한 ‘몽상가들’ 을 주제로 했으며 모델들은 책을 옆에 끼고 느릿하게 워킹했다. 실루엣은 루즈했고 여유있게 늘어진 넥라인, 니트와 후드 아이템들이 캐주얼함을 더했다. 바지는 9부정도의 길이가 많았으며 자연의 느낌이 묻어나는 색감, 소재를 사용했다. 감이 얇은 블라우스에 리넨 자켓이나 조끼를 매치했으며 소매는 롤업소매를 사용했다.
△‘엠므’의 손성근은 20세기초 초인상파, 야수파들의 하나의 극에 달한 입체파적인 미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기존복식을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패션쇼가 시작되기 전, 직접 등장한 흑백영상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주제에서 나타나듯 실험적인 의상들로 가득했다. 커프스를 이어붙인 소매, 자신의 얼굴이 프린팅된 티셔츠, 라펠이나 바지허리 부분을 등 부분에서 보여주는 등 재치있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지난 시즌 유령과 같은 컨셉으로 과장된 실루엣을 전개했던 손성근은 좀 더 웨어러블한 의상을 선보이면서 변화를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