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치 BAKANGCHI 활기차고 시크한 도시여성과 박진감 넘치는 남성미를 한층 부각시킨 컬렉션이었다. 박항치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모던한 감성의 스포티즘과 로맨티시즘이 믹스된 의상들이 주류를 이뤘다. 블랙과 그레이를 비롯해 카키, 브라운, 와인을 베이스로 오렌지, 레드를 포인트로 접목했다. 어깨 부문의 배색과 셔링으로 포인트를 줬고 스포티한 무드에 맞는 소재를 믹스&매치한 디자인을 선보여 다이나믹함을 연출했다.
니트, 퍼, 우븐, 가죽 등 다양한 소재와 컬러의 활용이 두드러졌다. 박항치 디자이너는 과장되게 치솟은 볼륨감 넘치는 헤어와 리드미컬한 비트로 무대를 열어 끝날때까지 시종일관 관람객들로부터 집중력을 이끌어내고 갈채를 받았다.
■ 박윤정 VACKYUUNZUNG 낭만주의에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시각을 더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박윤정 디자이너의 2013 F/W 컬렉션. 플로럴 패턴, 자수 디테일이 가미된 소재는 장식적이었고, 은색 실을 섞어 직조해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더한 광택 있는 소재로 만든 아이템들은 화려함을 드러냈다. 과장된 둥근 어깨와 품이 넉넉한 코트는 엘레강스한 고전시대의 미를 품은 현대적인 실루엣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이템 이었다.
가느다랗고 연약한 느낌을 주는 스커트는 디자이너 특유의 각이 지는 형태감을 만들었다. 빳빳하게 다려진 바스락거리는 소재를 이용해 비 대칭으로 드레이프진 실루엣을 보여줬다. 꼿꼿하게 치켜세운 네크라인 장식은 낭만주의 시대의 도도하고 화려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투명한 소재의 넓은 스트랩이 이색적인 슈즈와 매치함으로써 상반된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 강기옥 kiok ‘디자이너 방’을 테마로 자신의 일상에 초점을 둔 의상을 무대에 올렸다. 디자이너가 작업하는 Room 212호의 화이트 벽과 나무로 된 방바닥과 그 안에서 영감을 받고 작업하는 모든 것들을 표현했다. 흰색 벽을 프린트로 표현한 퀼팅점퍼와 3D처럼 여러 각도로 움직이는 렌티큘러 프린트가 포인트된 원피스는 매력적이었다. 윗부분은 부풀리고 아래는 좁게 팔에 꼭 끼는 모양의 소매가 달린 루즈한 실루엣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제이의 파워풀한 공연과 사이키텔릭한 영상이 더해져 화려한 오프닝으로 시작된 런웨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여성스런 소재의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클래식한 무드로 마무리됐다. 전반부에 등장했던 캐주얼한 데님, 가죽, 무스탕과는 상반된 플리츠, 실크, 오간자와 같이 하늘거리는 여성스런 소재의 우드 브라운 컬러 원피스, 점프수트가 주목받았다. 캐주얼한 의상과 뾰족한 펌프스를 매치한 멋진 스타일링도 돋보였다.
■ 양희득 Yang’s by HEE DEUK 지난 시즌 블랙 한가지로 다양성을 입증해 준 양희득 디자이너. 이번 컬렉션에서는 블랙과 화이트로 시작 무채책과 레드라이닝, 골드자수 등 포인트와 시스루룩등을 등장시켜 시크함과 우아함, 섹시함까지 표출했다. 2013 F/W는 ‘데자뷰’를 테마로 낯익고 익숙한 대면을 연상한 것들을 의상으로 표현했다. 블랙과 화이트 체크셔츠로 시작해 경쾌한 무드를 연출했다. A라인의 실루엣은 부드러운 소재로 풍성한 볼륨감을 드러내 페미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경찰을 연상시키는 모자와 뾰족한 힐은 우아함 속에 감춰진 섹시한 무드를 더했다. 0
깅엄 체크 패턴을 이용한 룩들 사이에 골드 엠브로더리(자수) 드레스와 팬츠가 후반 부의 시스루룩의 등장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레드, 그린 등 채도가 높은 비비드 컬러 퍼를 제외하고는 무채색을 바탕으로 이뤄졌고 드레스 지퍼에 보이는 레드라이닝이 포인트 컬러로 활용돼 눈길을 사로 잡았다. 시스루 드레스에 플라워 자수로 우아함을 더했으며 볼륨감이 돋보이는 퍼로 글래머러스함을 느끼게 했다. 시종일관 우아함과 섹시함을 적절하게 믹스한 디자이너의 노련한 연출이 돋보였던 쇼였다.
■ 임선옥 PartspARTs IMSEONOC 빠르게 생산되고 쓰고 버려지는 패션의 속성에 반대하며 2011년 런칭한 브랜드 ‘PartspARTs’는 지속 가능한 소재로 옷의 과학을 추구한다.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활동적이면서 스타일리시하다. 이렇듯 항상 진보적인 디자인 세계를 추구해온 임선옥은 이번 시즌, 미래적인 무드가 두드러지는 컬렉션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프린트나 장식을 철저히 거둬낸 대신 독특한 소재와 실루엣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신소재 개발에 그 누구보다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그녀는 독특한 형태를 연출하는 기능적 저지로 컬렉션을 꾸몄다. 마치 도자기처럼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외투와 드레스는 임선옥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임선옥은 아름다운 실루엣을 표현하기 위해 접착 공법을 통해 옷을 만들었다. 하나의 옷은 조합으로 또 다른 스타일을 만들고, 그로 인해 옷도 패브릭도 버려지는 것이 없다.
전반적으로 간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이번 컬렉션은 미니멀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매 시즌 하나의 주제로 응집한 룩 시리즈로 피날레를 꾸미는 임선옥은 이번엔 퍼플 풍선을 들고 서로 다른 디자인의 퍼플 룩으로 통일한 모델들이 줄을 지어 등장해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아트적이면서도 웨어러블한 피스를 통해 자연과 함께 해온 디자이너의 굳건한 철학을 드러냈다.
■ 홍혜진 the studio K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도회적 감성과 아방가르드의 조화를 컨셉로 하는 the studio K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 없이 우아함을 내재한 시크함과 반복되는 패턴, 그리고 풍성함의 조화를 중시했다. ‘Reinterpretation of shape by Divided, Repeated, Mirrored’를 주제로 한 쇼는 기하학적 패턴과 모던한 클리퍼 슈즈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클리퍼 슈즈에 양말을 매치해 전반적인 룩을 편안한 느낌으로 이끌었다. 소재는 울, 실크, 여우 라쿤 밍크 등의 퍼, 양가죽이 사용됐다. 블랙, 그레이, 네이비, 라이트 핑크, 카키, 베이지, 아이보리, 퍼플 등 다양한 색채 중에서도 네이비와 그레이는 가장 돋보였던 컬러였다. 한편, 눈꼬리 밖으로 아이라이너를 빼주는 메이크업은 고급스럽고 간결한 룩에 시크한 포인트를 줬다. 혜박, 김원중, 이승미, 진정선 등이 런웨이에 올랐다.
■ 송유진 S=YZ 클래식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관능적이고 세련된 디테일을 가미해 세련미를 보여 온 S=YZ의 이번 컬렉션은 절제된 디자인과 디테일로 여성의 심리 변화를 주제로 전개됐다. 디자이너의 표현에 따르면 슬픔, 분노에 관한 그리고 여유, 절제에 관한 이야기다. 이를 서울이란 테마와 한강, 야경 등을 프린트를 통해 표현했다. 1950년대 패션을 밍크, 무스탕, 가죽, 실크, 벨벳 소재의 조화로 감성적으로 재해석했다. 컬러로는 누드, 카키, 브라운, 블랙, 라이트 핑크, 베이지, 퍼플 등이 쓰였다. 서울의 야경을 나타내는 프린트로 장식한 풀스커트와 발목까지 내려오는 판초 스타일의 롱코트가 시선을 끌었던 아이템. 박은영, 샤이니 민호, 브아걸 제아, 신치림 등 다양한 셀럽군이 참석했다.
[Brand Show] ■명유석 ‘르퀸 쿠튀르(LE QUEEN couture)’ 극적인 러플 장식의 터틀넥 미니 드레스로 컬렉션의 포문을 연 명유석은 이번 시즌, 프린트와 색상을 절제한 대신 실루엣에 집중했다. 러플, 티어드, 페플럼 등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장식을 대거 동원해 특유의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한 룩을 완성했다. 반면 컬러는 화이트와 레드 두 가지로 압축해 강렬한 대비를 강조함으로써 그래픽적인 이미지를 불어넣었다.
전반적으로 복고적인 무드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적재적소에 배치한 장식과 색상의 대비로 고루해 보일 수 있는 레트로 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날렵한 커팅과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구조적인 실루엣의 미니 드레스 시리즈와 영화 ‘닥터 지바고’의 주제곡과 함께 후반부를 장식한 카울넥 장식의 모래시계 실루엣 코트는 쇼의 하이라이트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오서희 ‘몬테밀라노(Monte Milano)’ 화려한 컬러와 프린트가 포인트인 ‘몬테밀라노’는 특유의 장식적이면서도 라인감 있는 의상들을 선보였다. 클래식한 소재감들은 가볍고 로맨틱한 소재들과 믹스돼 웨어러블하면서도 페미닌한 감성을 배가했다. 플라워 모티브를 비롯해 전 라인에 다양하게 사용된 총천연색 프린트들은 헤어 밴드, 비니, 머리끈 장식으로 다채롭게 선보였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가 배경 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모델들은 우산과 함께 그린, 옐로, 오렌지 등 트로피컬 프린트부터 클래식한 페이즐리, 아티스틱한 기하학적 프린트, 그리고 과감한 호피무늬까지 다양한 향연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인 무드에 맞춰 옐로 플라워 장식의 이어링과 오렌지 컬러의 립 메이크업을 한 모델들은 화사한 여신으로 거듭났다. /편집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