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지기 친구 사이인 김태혁, 장슬기 대표는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 같은 꿈을 꿨다. 온라인 스트리트 편집샵 ‘무신사’에 비슷한 해 입사하고 간발의 차로 퇴사했다. 그리고 옷을 좋아한 두 친구는 2014년 ‘디시브’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디자인 및 내부적인 디렉팅을 맡았고 장 대표는 생산과 홍보를 맡았다.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행복을 느끼는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미술을 전공한 김 대표는 “디시브는 품질이 생명이자 자부심인 브랜드다”며 “전반적인 브랜딩 능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좋은 제품만 고객에게 전하겠다는 마음은 단 한 순간도 변한 적이 없다”며 굳은 뚝심을 전했다. 치열한 단가싸움으로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장 대표는 “좀 알아준다는 브랜드 몇몇은 중국산 원단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며 “좋은 품질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의 몫인 만큼 부끄럽지 않은 제품으로 승부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디시브’는 1년 밖에 안된 브랜드다. 아직 이렇다 할 매출이나 유명세는 없다. 뚜렷한 아이덴티티도 없다. 아직 알에서 갓 태어난 신인 중 신인이다. 김 대표는 “한 분이라도 더 많이 사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며 “어떤 아이덴티티에 국한되기 보다는 경계 없이 우리의 생각을 보여주고 싶다. 옷장 속에서 부담없이 꺼낼 수 있는 옷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플하고 단순하게 생각하자는 게 그들의 모토인 만큼 타겟도 정해놓지 않았다. 가장 쉬운 게 가장 대중적일 것이라 생각하는 마음에서다. 봉제공장부터 원단까지 그들은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아본 적이 없다. 그 조바심을 고객들도 알고 있는지 후기를 보면 모두 칭찬 뿐이다. 제일 엄지를 추켜 세우는 점도 ‘소재 참 좋다’는 것이다. 비슷한 컨셉으로 전개하는 브랜드가 범람하는 상황 속에서 그들은 단지 1%라도 다른 브랜드가 되고 싶다. 장 대표는 별을 보는게 취미다. 천문학도의 길을 걸어도 좋을 뻔 했다는 말에 김 대표가 말한다. “꿈과 이상이 같아지면 좋겠죠. 별은 그저 보는 걸로만 만족하면 됩니다. 진짜 별은 앞으로 저희가 만들어 나갈 테니까요.” 배추도사와 무도사처럼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두 대표의 브랜드는 앞으로 어떤 빛으로 반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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