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누 “벤더사에 지불했다” 해명
피해자모임, 황 대표 사기혐의 고소
신발 브랜드 스베누와 벤더사 하이키가 서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며 ‘갑을’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논란은 스베누에 신발 생산을 연결시켜주는 에이전시 하이키와 스베누가 상품 주문을 하면서 주고 받은 돈이 다르다며 맞고소가 이어지면서부터다. 그 사이 일부 부산지역 공장들은 “스베누와 하이키로부터 2013년 9월~2015년 8월까지의 170여억원의 총 대금중 95여억원의 신발 납품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키로부터 오더 받는 부산 신발공장 5곳은 하이키 공동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부산 공단내 벤더사 하이키는 2013년 10월부터 스베누로부터 신발 납품 수주를 받아 부산 신발공장 6곳에 하도급을 주었으며 스베누에 신발을 납품해 오고 있었다. 제조 공장 관계자와 에이전시, 가맹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스베누 피해자 모임은 “지난 18일 서울 스베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베누 측이 물품 대금 등 수백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스베누 대표 황 모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스베누 피해자 모임 대표는 “하이키는 200억원이 넘는 채권의 공정서류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베누 황효진 대표는 “270억원의 신발 납품 대금 전부를 하이키에 지급해 왔다”고 말했다. 스베누 황효진 대표는 “스베누와 하이키는 생산원가당 5~7% 정도의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계약했으나 하이키는 신발공장으로부터 신발 1켤레당 5~6000원 정도 올려 받아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말했다. 또 “하이키가 취한 부당이익만 24여억원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스베누는 이와 관련해 하이키 대표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스베누 관계자는 “주요 관계자로부터 객관적 자료를 제공받아 승소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베누 황효진 대표는 “지난 8월 부산 공단에 위치한 신발 공장이 스베누에 하이키로부터 납품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제보를 받고 하이키가 일부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 제보를 받고 하이키와 9월 중에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무산됐다. 이후 10월부터 하이키가 스베누 피해자모임 등을 결성해 스베누 황 대표의 개인신상까지 공개하는 등 명예훼손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스베누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스베누는 9월부터는 신발 공장들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 스베누 본사는 하이키와 채권 양도 계약서를 받고 하이키가 신발공장에 지급하지 않은 금액을 조금씩 갚고 있다고 밝혔다.
스베누 황효진 대표는 “스베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하이키가 이 기간동안 한 차례도 매출 금액 전부를 신발공장에 지급한 사실이 없었고 스베누로부터 납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거짓말을 해 왔다. 하이키 공동대표가 납품대금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스베누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돼 스베누갑질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 속 한 남성은 “스베누 본사의 만행, 가맹비를 내고 오픈한 대리점 옆에 땡처리 매장을 여는 게 말이 됩니까. 매장 공급가보다 절반 이상 싸게 공급해 대리점 죽이는 스베누 본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스베누 피해자모임 회원인 대구에 위치한 가맹점 업주가 스베누 가맹점 옆에 ‘땡처리 매장’이 생겨 운영에 곤란을 겪고 있다며 1인 시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대표는 “가맹점들의 피해 주장이 허위 사실이며 땡처리 매장이나 상설 할인매장은 본사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에 의해 뿌려진 비품”이라며 “대구나 지하상가 등에 팔리던 신발 전량을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또 “스베누 피해자 모임에 속한 가맹점주는 지금까지 8000여만원의 상품 매출을 누락시켜 폐점 통보를 받은 대리점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