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먹는데 왜 패션 물고 늘어지나” 오뚜기 광고 파문
“짬뽕 먹는데 왜 패션 물고 늘어지나” 오뚜기 광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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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높은 프라임 타임대 방영…정치·사회적 불안에 옷판매 속앓이 극심
패션업계 ‘신중하지 못한 처사’ 비난
한국패션協 “상품 불매 운동도 불사”
국내 식품회사 오뚜기의 라면 광고를 두고 패션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20초 분량(방송은 30초 분량)의 이 광고는 약 4초 정도되는 시점에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옷 사입나, O짬뽕 사먹지”라는 광고 카피가 등장한다. 업계는 이를 두고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같이 힘을 합쳐 상생하지는 못할망정 특정 산업을 물고 늘어지는 게 상도의에 맞는 행동이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재미 있다”는 평가가 많지만 실제 의류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며 상품 불매운동이라도 벌이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이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상황인데 “불 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라며 울분이 터진다는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황에 허덕이던 패션업계는 11월 찾아온 반짝 추위를 반겼지만 대내외적 악재가 겹쳐 기대에 못 미친다는 입장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라임타임 시간대 거의 모든 방송에 이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며 “광고가 자꾸 반복되니 세뇌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옷 가게에서 일한다는 한 소비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하루 종일 출근해서 라디오를 듣는데 광고문구가 맘에 안 든다”며 “괜히 이거(광고) 나올 때마다 장사 안 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업계 반응이 냉랭해지자 한국패션협회(회장 원대연)는 오뚜기에 항의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패션협회는 지난 1일 이 회사에 구두상으로 항의하고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회 차원에서 상품 불매 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패션협회에 따르면 오뚜기 측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조사한 후 답을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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