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하락에 현장 체감 지수 더 나빠
폴리·니트 등 주력 품목 큰 폭 역신장
상의조사, 염색경쟁력 全산업 1위 그나마 위안
2016년 10월 현재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가공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의 수출이 전국 실적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 섬유류 합계는 112억 113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8%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은 같은 기간 동안 섬유류 합계 실적에서 21억3150만불을 보여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8%의 큰 폭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섬유산지 대구경북이 전국 평균치보다 평균 단가 부문에서 큰 폭의 추락세를 면하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비수기를 전후한 재고 및 비축물량 정리 과정에서 단가가 정상적인 흐름을 보이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국은 나일론 직물 8.3%, 면직물 0.1%, 니트직물 5.4%의 하락세를 보였다. 대구경북지역 역시 나일론 직물과 복합교직물, 면직물만이 각각 3.1%, 1.3%, 1.8% 신장한 반면 폴리에스터 직물은 6.8%의 큰 폭 하락세를 보인데 이어 니트 직물도 9.2%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비축 물량이 큰 주요 품목들이 단가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별 수출 실적에서도 베트남, 터키 지역으로의 수출만이 각각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 4% 증가 했을 뿐 중국, 미국, 인니, 일본, 홍콩, 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 등 주요 수출시장에서는 두 자리 수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예년 대비 불과 10%대 내외의 수출 감소라는 집계 결과에 비해 대구경북섬유산지가 체감하는 경기는 그 이상이었다. 물량과 단가에서 동시에 큰 저항을 받으며 예년에 느끼지 못했던 또 하나의 변화된 새로운 흐름에 편승한 불황의 늪은 매서운 바람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버린 형국이 돼 버렸다.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10여 년간 대구경북섬유산지가 보였던 생산, 출하, 재고지수는 각각 90, 90, 120범위를 오갔다.
그러나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지수 평균치는 각각 80, 85, 180으로 나타나 생산과 출하는 떨어지고 재고는 오히려 크게 증가하는 최악의 국면에 빠져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물량 및 생산지수 추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구염색공단 입주기업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의연하게 대응하고 있어 또 하나의 뉴스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동안 계절 변화에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듭해 온 게 대구경북섬유산업의 전형적인 역사였다. 기다리면 언젠가는 물량이 올 것이라는 믿음은 일반적인 생각 그 이상 이었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은 대당 1억원 중반대를 호가하는 매연방재설비를 설치하는 공단 입주기업들이 줄을 잇게 하고 있다. 내년까지 매연을 배출하는 기업은 매연배출방재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것이다.
극심한 불경기로 물량기근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구염색공단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매연방재 장치를 계획하거나 설치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매연방재설비를 제작하는 국내 4~5개사는 때 아닌 호경기를 누리는 등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와 상관없이 염색가공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매연방재설비 도입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전히 경기 싸이클은 정해진 궤도를 돌게 되어 있으며 그렇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수십 년 대구경북섬유산업 역사가 이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대구염색공단 입주기업들은 준비, 제직기업들보다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도 이 같은 흐름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준비와 제직은 후발국에서 공정을 거칠 수 있지만 염색은 국내 생산이 기본이라는 옵션이 따라붙는데다 원산지 규정에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중반기경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전체 산업을 대상으로 향후 경쟁력 유무와 관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서도 섬유 염색산업의 경쟁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섬유 염색산업이 부동의 경쟁력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에 섬유, 염색업계는 내심 놀라운 눈치를 보이면서도 안도와 함께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