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며 패션산업의 꽃이라 불리웠던 여성복 시장이 다시금 자존심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장제품군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여성복 시장은 지난 몇 년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화 및 캐주얼라이징 착장 추세로 시장 열세에 있는 성숙기 시장에 돌입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조3099억 원의 시장 규모를 꼭지점으로 마이너스 신장세로 돌아서며 2014년에는 3조 원대로 파이가 축소됐다. 급격한 소비자 수요변화와 채널 확대에 대한 무한 경쟁에 돌입했지만 적절한 대응력을 갖지 못한 브랜드들의 세대교체가 심화된 것에 기인한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2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는 수치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올해 본격적인 반등으로의 전환을 기대한다. 여성복 시장규모는 2016년 상반기 1조 6771억 원을, 하반기에는 2조 9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 4.1% 성장한 수치다. 2017년은 상반기 1조7365억 원, 하반기는 2조 2006억 원(전망)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3.5%, 5.1%로 성장해 연내 총 4.4%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상반기 성장을 주도한 것은 자켓과 팬츠, 블라우스가, 하반기에는 코트, 스커트정장, 블라우스, 원피스가 주도했다. 캐주얼 브랜드에서 구매가 용이한 니트나 티셔츠보다는 소비자가 기대하는 전문성을 갖춘 정통 여성복 아이템에 대한 소구력이 여전히 높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여성복 시장의 가장 큰 구매 세력으로 30~40대 시장이 전체의 47%를 차지해 여성복 시장의 소비심리를 주도하며 지출 여유가 가장 높은 연령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50대 초반이 뒤를 잇고 특히 50대는 평균 구매금액이 가장 높은 연령으로 나타났다.
2017년 상반기 여성복 구매전망지수(CSI)는 93p로 2016년 84.8p에 비해 상당 폭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낙관치 100p보다는 낮다. 하지만 지속 상승추세를 보여 시장 자체에서의 혁신적 활동이 부여된다면 소비자는 소비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판단된다.
2016년 여성복 구매유통채널은 여전히 백화점이 강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 브랜드매장, 아울렛점, 보세점, 무점포쇼핑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랜드 매장은 약세로 대체하는 채널로 아울렛점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품질과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는 유통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백화점과 브랜드매장, 아울렛점이 월등히 높은 구매 채널로 조사됐다. 채널 다변화로 고객 분산이 심화되고 브랜드 지배력이 과거에 비해 하락했지만 퀄리티와 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추세는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브랜딩과 가치제고에 여전히 주력해야하는 이유다.
2016년 분기별 구매 시기를 살펴보면 2016년 상반기에는 4월과 5월, 하반기에는 10월과 12월에 구매가 가장 많았다. 2017년 상반기 제품 구입결정요인지수 조사에서는 핏감(88.1), 품질(84.7), 디자인(85.1) 요소 지수가 높게 나타났으며 유행성(73.0)과 브랜드(72.1), 국내제품(66.9)요인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결정 중요도 순위는 20대가 디자인과 스타일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것을 제외하고 10대부터 60대까지는 착용감, 활동감, 핏감을 가장 중시했다. 또한 30대부터 60대까지는 추동 상품에 대해 특히 소재와 품질, 봉제 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반적으로는 착용감/핏감> 디자인 > 색상 > 품질 순으로 과거보다는 제품의 디자인요소를 더 고려했다.
2017년 저성장 속 시장 회복세를 보이는 패션시장은 최악의 소비절벽 위기를 극복하면서 하반기 좀 더 높은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낙관적 기대치는 다소 무리가 있다. 최근 패션기업은 지속적인 영업이익률 하락세로 매출 2000억 대 44개 패션기업이 2016년 말 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이 5.5%로 전년보다 1.4% 하락했다.
매출 중심이냐 이익중심이냐의 갈림길에서 효율적 경영과 영업 이익 개선에 중점을 두면서 매출 확대나 영업을 통해 이익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불황형 흑자기업 출현이 늘고 있는 것이 지난 몇 년간의 추세다. 최근 여성복에서는 데코앤이가 또 다시 매각됐으며 커리어 여성복 A사의 파산도 현실화되고 있다. 갈수록 줄고 있는 신규 브랜드 진입, 브랜드 매각설도 끊임없이 거론되며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