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식음, 부동산 사업 다각화
패션업계가 패션을 벗고 라이프스타일을 입었다. 패션업계는 모든 경계가 사라졌다. 기본 주력 브랜드 상품을 넘어 리빙, 식음(F&B), 부동산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패션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사업이 매출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이 둔화된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위기 패션산업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가 업계 화두다. 패션업체들은 저성장에 빠진 패션을 벗고 기술과 컨텐츠 발굴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패션에서 벗어나 전혀 이질적인 사업으로 확대는 초기 단계에 와 있다. R&D투자와 상품개발, 소비자 변화 등 갈 길은 멀다.
엠티콜렉션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를 대중들보다 빨리 캐치하고 제품은 물론 마케팅과 매장 인테리어 등 F&B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에 녹여내는 과정이 흥미로웠던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정통 F&B 브랜드가 아닌 패션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사업이니만큼 소비자들 편견의 벽을 넘는 것 역시 우리에게는 또 다른 과제였다”고 전했다. 본지는 패션 시장에서 주력 사업을 확장해 자기만의 컨텐츠와 기술을 활용해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한 기업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무신사, 브랜드 육성 10년 노하우 담아 공유오피스 사업 확대
무신사 스튜디오·통합 물류로 고객 서비스 확대
“무신사는 10년 동안 많은 브랜드 덕분에 성장했다. 더 많은 브랜드가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공유오피스 사업을 시작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를 전개하는 그랩(대표 조만호)은 브랜드들이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인 무신사 스튜디오 사업을 시작했다. 이에 무신사 스튜디오에서 브랜드가 가장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에 동대문점을 포함해 총 4개 공유오피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그랩은 물류 공동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경기도 지역에 약 99173㎡(3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설립해 입점 브랜드 물류를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업체가 안고 있는 물류와 배송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어 상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물류 공동화를 통합 배송, 고도화된 CS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이다.지난 8월말 기자에게 오픈한 공유오피스인 무신사 스튜디오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현대시티아울렛 건물 12, 13층에 사무실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무신사 스튜디오는 총 7273㎡(2200평) 규모다. 지상 12, 3층은 사무실 공간이고 지하 3~4층은 창고와 택배 서비스 및 촬영스튜디오 등이 있다. 디자인, 샘플제작, 수선, 촬영, 택배 등 모든 업무를 스튜디오에서 할 수 있어 편리하다.
홍보 담당을 따라 내부를 둘러봤다. 내부는 블랙 앤 화이트 컨셉으로 깔끔했다. 왼쪽은 공유 공간을 설명하는 대형 스크린이 한 벽면을 차지했다. 오른쪽에는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먹을 수 있었다. 사업설명회나 바이어 상담 및 샘플 옷을 만들 수 있는 워크룸에는 한 디자이너가 샘플 옷을 만들고 있었다.
공유오피스에서는 샘플 옷을 만들고 스튜디오 촬영, 택배를 보내는 일까지 할 수 있다. 특히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은 최대 1200명이 업무를 볼 수 있다. 입주 업체가 택배를 개당 1500원에 보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하루에 100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200만원 절약할 수 있다.무신사는 함께 성장한 패션 브랜드에 주목했다. 패션 종사자가 많이 찾는 곳이 동대문종합시장이고 이곳은 자주 와야 되는 것이다. 이에 10년 이상 패션산업에서 습득한 것들을 토대로 패션업계 종사자들에게 최고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공유 오피스에 대한 편견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랩은 1년여 준비 끝에 오픈한 무신사 스튜디오를 찾는데 시간을 많아 썼다. 실제 패션브랜드들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공부하고 동대문에 적합한 공간을 찾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랩 관계자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공유오피스가 소호 사무실로 인식돼 그것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말 295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9월 중순 기준 350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는 119% 증가한 수치다. 국내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뿐만 아니라 제도권 브랜드 입점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거래액 42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2020년 거래액 1조원 달성이 목표다. 무신사측은 단순히 오피스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패션 브랜드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엠티콜렉션, 핸드백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미미미는 카페-키친-다이닝으로 확장
핸드백 메트로시티를 전개하는 엠티콜렉션은 2016년 9월 카페 ‘미미미(MeMeMi)’로 F&B(식음)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페 미미미를 시작으로 키친 미미미(지난 6월 아이파크몰에 오픈), 다이닝 미미미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메트로시티는 시장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를 간파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했다.
메트로시티 관계자는 “이전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단순 상표 정도로만 인식한 반면 요즘 소비자는 브랜드를 사회적, 문화적 가치로 인식한다”며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스토리를 함께 구매한다”고 밝혔다.
2016년 6월 런칭한 ‘메트로시티 라운지’는 기존 메트로시티가 전개해 온 핸드백 뿐만 아니라 F&B까지 확장했다. 레더 굿즈와 레디 투 웨어, 프라그랑스, 자전거, 골프 굿즈를 비롯한 스포츠 제품, 인테리어 소품, 테이블 웨어 등을 판매하고 있다. F&B 사업은 단독 매장인 카페 미미미에 이어, 키친 미미미까지 확장했다. 향후 다이닝(프리미엄)까지 오픈할 계획이다. 용산아이파크몰에 오픈한 카페 미미미는 첫 달 매출이 1억원을 넘었다. 주말이면 30분이상 고객들이 줄을 서서 입점한다. 이 회사는 F&B 런칭 이전 사업계획 단계부터 카페-키친-다이닝(프리미엄)에 이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립 하는 데 총 3년이 걸렸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카페’로 시작해 트렌디한 식문화를 제안하는 ‘키친’을 선보였다.
키친 미미미는 1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소비자 트렌드에 포커스를 맞춰 식재료 구입과 요리 모두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그로서란트(grocerant)’를 컨셉으로 잡았다. 메인 타겟은 2030을 겨냥한다. ‘다이닝’은 키친의 프리미엄 버전이자 푸드를 매개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표방한다.
회사측은 정통 F&B 브랜드가 아닌 패션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사업이니만큼 소비자들 편견의 벽을 넘는 것은 또 다른 과제였다고 말했다.
메트로시티는 현재 116개점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2개점 추가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F&B 미미미 매장은 현재 10개점으로 운영 중이다. 올 하반기에 2~3개점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엠티콜렉션은 향후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까지 제안할 예정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에서부터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복합적인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형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메트로시티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여러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각 나라, 도시에 맞는 소비 트렌드와 지역 문화 특성을 분석한 글로컬라이징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옛 안세병원 빌딩 자리에 위치한 엠티콜렉션 본사 사옥이 내년 말 완공되면 라이프스타일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앤지엔터프라이즈, 익산에 1800평 대단위 스마트팩토리 구축
봉제선 없는 심리스, 캐시미어옷·쿠션으로 상품 확대
세컨스킨(SEKANSKEEN)을 전개하는 지앤지엔터프라이즈(대표 여상룡)는 내년 2월 전북 익산에 스마트 공장 완공을 완료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익산에 본사도 이전해 제2 도약기를 맞을 전망이다.
빌리지형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다. 1800평 규모의 스마트 공장은 봉제를 하지 않는 심리스 기법을 적용한 캐시미어와 니트제품을 생산한다. 고급 캐시미어 제품과 무봉제 니트 제품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팔겠다는 전략이다. 디자인, 원사창고, 편직동, 염색동, 완성가공, 물류동까지 원스탑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진다. 기숙사동과 쇼룸, 사무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150억원이 투자됐다. 지앤지엔터프라이즈는 향후 5년 내에 1000억 매출을 달성이 목표다. 미국 아마존에서 세컨스킨 제품을 파는 온라인 사업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는 2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위해 올 F/W를 겨냥해 캐시미엄 전문 의류 라인을 본격 출시하고 브랜드 도약에 나선다. 심리스와 홀가먼트기법으로 만든 캐시미어는 컬러를 포함하며 100여 스타일이다. 착용감이 부드럽고 가볍다. 보온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오는 10월부터 백화점에 캐시미어 단독으로 팝업을 열 예정이다. 이 회사는 1997년 인터텍스 무역회사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 특수 기계를 도입해 2010년 심리스 언더웨어 세컨스킨를 런칭했다. 20여년 축적된 제품 개발 경험과 노하우로 이너웨어부터 자켓까지 생활 의류를 무봉제로 개발해오고 있다. 레깅스와 속옷이 주력 제품이다. 심리스와 홀가먼트 의류 전문 업체다. 인체공학적으로 편직된 세컨스킨은 ‘피부에 닿는 순수함’을 슬로건으로 해 제작한다. 입었을 때 편안하고 부드러운 착용감을 준다. 옷은 일반적으로 앞판, 뒷판, 소매 부분을 따로 편직해 봉제한다.
이 회사 제품은 봉제선을 최소화한 심리스 편집기법과 홀가먼트 니트라는 봉제선 없이 편직기계에서 한 번에 성형해 옷을 만든다. 경편 니팅 방식으로 만들어 신축성 있는 레이스 디자인 제품도 생산한다. 이러한 옷은 입었을 때 핏이 좋고 보온성이 높다. 가벼워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지앤지엔터프라이즈는 지난 3월에 홈브랜드 세컨룸 라인을 선보이며 침구용품, 무봉제가방, 니트신발 등으로 상품 다각화에 나섰다. 앞으로 봉제가 최소화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늘릴 계획이다. 세컨룸 라인의 대표제품은 촉감쿠션이다. 세컨스킨 제조기술 심리스 기법을 살려 부드럽다. 신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핵심은 무봉제를 기반으로 한다.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메인드인 코리아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여 SPA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심리스 전문 브랜드 ‘세컨스킨 ’으로 알려진 회사는 지난해 6월 지앤지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고 회사 이름을 지앤지엔터프라이즈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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