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업진흥원 도시형소공인 DB 구축 실태 조사 - 의류봉제 종사자 95% “가업 승계 안 한다”…기피현상 심화
서울산업진흥원 도시형소공인 DB 구축 실태 조사 - 의류봉제 종사자 95% “가업 승계 안 한다”…기피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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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소공인 4개 업종(의류봉제·수제화 주얼리 인쇄 기계금속) 중 의류봉제·수제화, 전체 종사자 64.6% 차지

서울산업진흥원(주관기관) 의뢰를 받아 (주)코리아데이타네트워크, (주)모라비안앤코(조사기관)는 ‘도시형소공인 DB구축 실태’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도시형소공인 4업종(의류봉제·수제화, 주얼리, 인쇄, 기계금속) 사업체와 종사자는 각각 4만3368개, 19만2050명이다. 이중 의류봉제·수제화는 업체 수로 보면 전체의 53.6%, 종사자는 6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은 2018년 10~11월 중 표본 대상을 선정한 뒤 조사원 방문 및 데이터 검증 작업을 거쳐 신뢰도를 높였다.

*도시형소공인은
근로자 수가 10명 미만이며 노동집약도가 높고 숙련기술을 기반으로 일정 지역에 집적된 특성 있는 제조업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사업체.

/정기창 기자 [email protected]
/정정숙 기자 [email protected]

■의류봉제

총 1650개 업체(응답 기준)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이들 기업의 평균 설립연도는 2007년으로 조사 시점 기준, 업력이 11년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태별로 임가공이 65.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분 임가공(15.9%), 마무리·완성(8.4%), 샘플(4.1%) 순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인 96.9% 업체들이 남의 건물에 세를 얻었고 3.1%만 자가건물을 소유, 영세업종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0곳 중 8곳 이익 감소 추세
이번 조사 시점은 2017년 1월~12월이다. 이 기간 1~6월 상반기 중 전체 공장의 81.9%는 이익이 감소했다. 증가했다는 곳은 1.3%에 불과했다. 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일감 축소다. 79.7%는 ‘기존 고객 주문량 감소‘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고 ‘신규고객 감소(32.3%)’, ‘외부적 요인(28.7%)’이 뒤를 이었다. 향후 지원이 필요한 사업으로는 ‘판로 및 마케팅 지원’이 60.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비 개선 연구 및 보급(28.1%)’, ‘공용장비 임대(22.4%)’ 등도 순위에 올랐다.

한달 절반만 공장 돌리는 열악한 상황
이들 공장의 월 평균 가동일 수가 가장 많은 달은 10월로 18.3일로 조사됐다. 반면 1, 2월은 14.3일에 지나지 않았다. 1~2월, 7~8월 넉 달은 비수기, 4~5월, 10월 3개월은 성수기로 연 평균 공장 가동률이 50%를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노후화 현상 심화
인력 구조는 날로 노화되고 있다. 의류봉제업의 경우 50대 연령 비중이 54.6%로 절반을 넘었다. 다음으로 많은 연령층은 60대 이상으로 22.7%를 차지했다. 30대 이하 연령 비중은 4.5%로 공장 한 곳당 0.14명에 불과했다. 30대 이하 젊은 인력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월 평균 급여, 최저임금 턱걸이 수준
과연 의류봉제 종사자의 월 평균 급여는 얼마나 될까?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재단사는 월평균 251.4만원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패턴사 235.4만원, 디자이너 230.2만원, 샘플사 203.6만원으로 조사됐다. 종사 인원이 가장 많은 봉제사의 경우는 199.8만원에 그쳤다.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직종은 스웨터 및 편물제품 봉제작업을 하는 링킹사로 월 평균 급여가 176.4만원이었다. 2018년 기준 주휴수당과 최저임금을 감안한 월 급여는 157만원이 하한선이다.

절반 가까운 공장 “신규인력 필요 없다”
그러나 업계는 이 같은 임금 수준도 버겁다고 느끼고 있다. 인력수급 시 애로사항에서 전체의 53.6%가 ‘높은 임금’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혔다. 인력자질 부족(20.7%), 잦은 이직(12.4%)도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을 반영하듯 전체 94.9% 종사자는 “가업을 승계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동대문 도매시장 의존도 높아
의류봉제 공장이 일감을 받아오는 곳의 69.5%는 동대문 도매시장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패션브랜드(15.5%), 동대문 이외 시장(13.9%) 등 순이었다. 비교적 공임이 좋은 패션브랜드 납품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구 별로 보면 흥미로운 특징이 나타난다. 동대문구는 ‘디자이너 브랜드·동대문 도매시장·온라인’ 납품 비중이 높았다. 강남구는 ‘패션 브랜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중구는 ‘스스로 판매’가 가장 두드러졌다.

일감 확보의 최대 적은 단가인하 요구
일감 수주처 거래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납품단가 인하요구’가 38.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납품대금 지급지연(23.6%), 불규칙 발주(16.9%)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암울한 봉제산업 전망
서울시 소공인 봉제산업의 경쟁력 전망은 암울하다. 전체 응답자의 76.0%(매우 약화 43.8%, 약화 32.3%)는 경쟁력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답했다.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6.2%에 그쳤다.

서울산업진흥원 도시형소공인 DB 구축 실태 조사<수제화> - 성수동, 다품종 소량생산 최적화된 집적지
5060 인력 고령화 핵심기술 소멸 위기…원·부자재 연계돼 100여 소공인 밀집



■수제화 산업

수제화 산업은 총 99개 업체(응답 기준)를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 2가 1, 3동에 306개 소공인이 밀집돼 있다. 수제화 소공인은 1990년대부터 성수동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호황기인 1970~1980년대 명동과 염천교 등지에 형성돼 있던 수제화 매장들과 여성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임대료가 싼 성수동으로 옮겨왔다. 이후 가죽원단, 구두 액세서리 업체 등이 모여 수제화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응답 기준, 전체의 절반 이상(57.6%)이 2010년 이후 성수동으로 보금자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업태를 살펴보면 ‘완제품임가공 전체공정’이 77.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부분임가공’(19.2%), ‘완제품임가공 부분공정’(3.0%) 순으로 나타났다. 완제품 여성화가 89.5%로 가장 많이 생산돼 성수동 수제화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남성화’(31.4%), ‘특수화’(11.6%), ‘아동화’(2.3%)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이 성수동에 모이는 이유는 원단, 굽 액세서리 등의 동종업체와 연계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98.0%가 소재지 선택 이유를 ‘동종업체 연계’로 꼽았다. 부지비용절감과 인력수급원활이 각각 1.0%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99%)은 당분간 사업장을 이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성동구 내에서 이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상반기 중 83.8% 이익 감소
이번 조사 시점은 2017년 1월~12월이다. 이 기간 상반기(1~6월)는 10곳 중 8곳 업체가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상반기 대비 83.8%가 이익이 줄었다. 반면 ‘증가했다’고 답한 곳은 2.0%에 불과했다. 이익 감소 주요 원인은 기존고객이 주문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63.9%가 기존 고객이 주문량을 줄였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신규고객 감소’(33.7%), ‘생산원가 상승’(9.6%)을 꼽았다.

이들은 거래처 확보능력이 74.7%로 가장 취약하다고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지원이 필요한 사업은 ‘임대공간’이 7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판로 및 마케팅 지원’(59.6%),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비 개선 연구 및 보급’(8.1%), ‘공용장비 임대’(3.0%)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중 5개월은 일감 없는 비수기
이들 공장은 F/W 상품 출시 시즌인 9월과 10월이 평균 가동일 수가 각각 20.5일로 가장 많은 달로 조사됐다. 반면 할인기간에 접어든 7월, 8월, 12월은 가동일 수가 각각 10.2일로 가장 낮았다. 5~6월, 9~10월은 성수기, 1~2월, 7~8월, 12월은 비수기로 나타났다. 연평균 공장 가동률이 50%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5060대 인력이 90%…고령화 위기
수제화 산업은 전문 인력이 고령화돼 핵심기술이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연령별 종사자를 보면 5060대 이상이 90%를 넘었다. ‘60대 이상’이 50.4%으로 가장 높았다. ‘50대’(41.5%), ‘40대’(5.4%)순으로 나타났다.

월 200만원 급여도 버겁다
서울시 수제화 소공인은 평균 200만원~220만원대 월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고용직의 일종인 소사장제로 고용된 제화공인 갑피사와 저부사가 패턴사와 재단사보다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턴사’가 220만8000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다. ‘재단사’(217만3000원), ‘갑피사’ (205만3000원) 순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 같은 임금 수준이 높다며 인력수급에 고충을 겪는다고 답했다. 업체의 88.9%가 인력수급 시 ‘높은 임금’을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인력자질 부족’(6.1%), ‘잦은 이직’(3.0%) 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이유로 ‘수제화 산업규모’(51.5%)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업무환경’ (24.2%), ‘기술 습득에 장기간 소요’(12.1%) 를 꼽았다.

디자이너 의존도 높아
일감은 ‘디자이너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 수주처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47.5%로 가장 높았다. ‘스스로 판매’(21.2%), ‘온라인’(1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감 수주처 위치를 살펴보면 ‘패션브랜드 기업’, ‘온라인’ ‘스스로 판매’는 성동구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디자이너 브랜드’, ‘수출회사’는 중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일감 수주처 거래 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납품단가 인하요구’가 62.6%로 가장 높았다. ‘납품대금 지급지연’이 2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제화 산업경쟁력 악화
업계는 도시형소공인 수제화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 중 81.8%가 약화(81.8%) 및 ‘매우 약화’(1.0%)될 것으로 답했다.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4.0%에 그쳤다.

소량 생산 경쟁력이 최대 강점
수제화 전문 인력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소량생산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이 향후 미래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서울 소공인이 다른 지역 대비 경쟁력은 ‘소량 생산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이 5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 유지’(40.4%), ‘소비자 맞춤 제품 생산’(36.4%), ‘낮은 생산단가’(20.2%) 순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업계는 열악한 사업장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장 시급한 사업장 환경으로 환기시설(93.9%)을 꼽았다. ‘쉼터 등 편의 복지시설’(6.1%)이 그 뒤를 이었다. 이중 ‘흡입기 설치’ 요구가 89.8%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환기 시설교체’(82.8%)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향후 가장 필요한 지원사업은 임대공간(78.8%)으로 파악됐다. 판로 및 마케팅 지원(59.6%),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비 개선 연구 및 보급(8.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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