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이상봉입니다.
저는 어제 방송에 보도된 내용을 접하고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선배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많은 디자이너 선후배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미안한 마음입니다.
방송 내용에 대한 사실 관계를 바로 잡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의 글을 통해 또 다른 논란이나 선후배간 또 다른 오해가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오직 이번 일로 좋은 후배들과 즐겁게 공동작업을 계속 할 수 있는 시간이 중단되지 않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저는 어제 방송 내용과 같이 A디자이너가 상품화에 대한 논의를 들은 적 없다는 점과, 몇 달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가 묵묵부답이었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A디자이너와 상품화 관련 논의를 작업 초반부터 진행했었고, 1월 말부터 약 4개월 동안 계약 진행 협의를 하기 위해 A디자이너를 만나려는 노력을 계속하였습니다만 A디자이너의 거부로 만날 수 없었습니다.
위 모든 내용은 A디자이너와 저와의 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으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패션계 후배인 A디자이너에게 혹시라도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름과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2018년 6월 2일, 지인의 소개로 A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얘기를 나누던 중 공동작업(콜라보레이션)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어려운 환경에서 혼자서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저는 응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게 되었습니다.
8월 15일, 부천 국제 만화축제 개막쇼에 A디자이너와 함께 공동작업한 프린트물을 사용하여 만든 의상들을 선보이기 전까지, 수 많은 시간들을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작업을 하였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작업물들이 후배 디자이너에 의해 다시 다루어 지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보람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친해지고 그 이후에도 같은 디자이너로서 많은 고민과 관심사를 공유하며, 하루에도 수많은 문자들로 안부를 주고 받고 서로를 챙겨줄 정도로 가깝게 지냈습니다.
9월 8일, A디자이너로부터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자고 문자를 받았고 처음부터 함께 한 작업물에 대한 상품화를 염두에 둔 공동작업이었기에, 저는 "수고했다. 멋진 작품이 나올거다. ^^" 라고 답문을 보냈습니다.
A디자이너와 저는 서로 바쁜 해외 스케줄과 사업으로 인해 10월 이후 부터는 얼굴은 보지 못하고 문자로만 하루에 몇 번씩 서로 타지에서 힘내라는 응원과 서로 챙겨주는 안부만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1월 말 A디자이너로부터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상품화 되는 것에 오해가 생긴 것 같은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풀기 위해 A디자이너와 만나고자 해도 연락이 닿지를 않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오지를 않았습니다.
계속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오해를 풀고 싶다고 문자들을 보내고, 사무실에 몇 번을 찾아가서 몇 시간씩 기다려도 저와 할 이야기가 없다는 문자만 보내며 저를 피했습니다.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하고 함께 한 작업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 절실히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어떤 대화도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2019년 2월 25일, 저와 A디자이너와의 전후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던 맞춤 관련 원단담당 직원(맞춤은 디자이너 컨펌없이 실무자들이 진행합니다)이 부천 국제만화축제 쇼복을 본 고객의 요청으로 A디자이너와 8월에 작업했던 디자인으로 공장에 원단 프린팅을 요청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2월 27일, 저는 상황을 파악하고 즉시 일을 중지 시킨 후 직원의 실수이니 A디자이너가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만나서 설명하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A디자이너는 어떤 대화에도 응해주지를 않았습니다.
3월에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마음에 A디자이너의 패션쇼에도 방문하였고, 전후로 사무실을 방문해도 여전히 만날 수 없었습니다.
5월까지도 저는 오해를 풀고 싶었고, 전의 따뜻했던 선후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사무실로 찾아가서 오후부터 밤 늦게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5월 21일 뉴스를 통해 방송을 접했습니다.
제가 방송 전 기자분과 인터뷰를 통해 두 번에 걸쳐, 1시간 넘게 장시간 자세히 설명드린 위 내용은 모두 방송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A디자이너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서로 만나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빌어서 A디자이너와 만나서 다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오해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1일 MBC 뉴스테스크에서 이상봉 디자이너가 후배 디자이너A의 작품을 도용했다는 A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오늘(22일), 이상봉 측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MBC뉴스데스크에서 A는“지난해 8월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개최된 이상봉 패션쇼에 본인의 디자인을 제공했으며 5개월 뒤 A는 거래공장으로부터 이상봉디자이너가 그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별도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은 A씨에게 있으므로 명백한 도용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이상봉에게 몇 달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묵부답이었고 이제야 계약서를 쓰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봉 측은 “어제 방송내용과 같이 A디자이너가 상품화에 대한 논의를 들은 적 없다는 점과 몇 달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가 묵묵부답이었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 라며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의 콜라보레이션 준비과정부터 모든 논의 내용들이 카톡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 A씨의 항의에 이상봉 측 직원이 “위에서 시켜서 했다”라는 내용에 대해서도 해명(첨부자료 참조)했다.
이상봉측은 “이번 일로 패션계에 좋은 후배들과의 공동작업(콜라보레이션)이 중단되지 않길 바라며 A디자이너의 실명 또한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A의 인터뷰 중 "힘없는 디자이너라고 무시하는 패션계 풍토가 원망스럽다”는 내용에 대해 “자칫 패션계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에 대해 대중의 시선의 왜곡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다음은 21일자 MBC 뉴스테스크 방송 내용에 관한 이상봉 측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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