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ㆍW컨셉ㆍ29CM PB 경쟁돌입…자기 발등 찍어 성장생태계 훼손
무신사ㆍW컨셉ㆍ29CM PB 경쟁돌입…자기 발등 찍어 성장생태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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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수익 극대화에 매몰…입점 업체 성장은 외면
29CM, 12월 PB 런칭 가능성…경쟁 대열에 합류
“패션전문 온라인플랫폼은 상위 브랜드가 매출을 싹 쓸어가는 구조다. 판매집계를 토대로 가장 잘 팔리는 요소를 모아 만든 PB(Private Brand)가 메인 노출을 장악하다 보니 입점 브랜드는 노출이 줄고 이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PB 상품이 늘면 플랫폼이 갖는 본래 기능은 약화되고 입점 업체들 수익만 떨어지게 된다.” 패션전문 온라인플랫폼 3사(무신사, W컨셉, 29CM) PB 성장은 득인가 실인가. 이들 플랫폼 기업들이 PB상품을 강화하면서 입점 업체 성장은 외면하고 자사 수익만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장 경쟁 논리에서 기업 성장을 위한 당연한 활동이라고 보는 의견으로 갈라진다.
W컨셉의 PB ‘프론트로우’는 현재 월간 탑셀러에서 김나영, 장윤주, 김태리 등 정상급 모델을 앞세워 2위, 3위를 휩쓸고 있다.
W컨셉의 PB ‘프론트로우’는 현재 월간 탑셀러에서 김나영, 장윤주, 김태리 등 정상급 모델을 앞세워 2위, 3위를 휩쓸고 있다.
온라인플랫폼의 PB 강화는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무신사가 2015년 런칭한 PB ‘무신사스탠다드’는 2018년 17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해 무신사는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1100억여원 매출을 올렸다. 의류에서 스포츠, 속옷, 양말 등 전품목에 걸쳐 1000개 이상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는 9월 19일 기준, 상품 랭킹숍에서 전체상품(27만7136개 ) 중 1, 2위에 포진돼 있다. 상위에 노출될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플랫폼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 PB 상품은 지속적으로 판세를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W컨셉의 PB ‘프론트로우’는 작년 매출 7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의 17.6%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410억여원을 기록했다. 프론트로우는 현재 월간 탑셀러 순위에서 2위, 3위를 차지했다. 김나영, 장윤주, 김태리 등 정상급 모델을 앞세워 상위 10개 중 4개를 차지하며 순위권을 휩쓸고 있다. 유일하게 PB가 없는 29CM는 12월 중 자체 브랜드를 런칭할 것으로 알려져 패션전문 온라인플랫폼 3사의 PB 집중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플랫폼이 PB를 강화하는 이유는 매출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판매통계로 얻은 분석을 통해 시장 흐름을 읽고 이를 토대로 잘 팔리는 상품을 기획함으로써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또 입점업체에서 주는 판매수수료도 자사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진국 연구위원은 2017년 발간된 ‘PB상품 전성시대~’ 연구 보고서에서 “PB는 시장집중화와 경쟁심화라는 구조 변화 속에서 유통기업이 고안해 낸 이윤 극대화를 위한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PB 강화는 과당경쟁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입점 업체는 정상제품을 팔 수 있는 기반이 약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PB는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잘 팔리고 검증된 상품을 만들 수 있고 생산물량도 많아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며 “중소 입점업체 입장에서 보면 같은 플랫폼 내에서는 가격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과 달리 상위에 노출되면 고객 접근이 쉽다. PB가 순위권을 장악하면 입점 업체들은 뒤로 밀리고 매출과 수익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업계는 이런 현상이 장기적 관점에서 득이 될 게 없다고 지적한다. 이커머스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해 줬다. 연령층에 맞는 트렌드나 새로운 감각의 제품을 대중에 선보이면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레드오션으로 변한 기존 유통업계처럼 제로섬 게임을 답습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 유통업계 대표는 “온라인플랫폼이 수수료 인상과 PB 매출에 집중하면 ‘장터’라는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플랫폼의 독주는 생태계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며 “PB 확대로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되면 이들은 앞으로 종합몰 및 G마켓, 쿠팡 등 거대기업들과 경쟁하는 레드오션 시대를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유통기업 관계자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PB 런칭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국내 역량있는 중소형 및 디자이너 브랜드, 생산 협력업체 등과 시장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계속 고민해 왔다”며 “PB는 매출의 10% 비중으로 입점 브랜드 상품과 겹치지 않게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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