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팍의 오묘한 실루엣에 줄라이칼럼의 여성스런 터치로 완성
빅팍의 컬렉션은 예사롭지 않다. 심지어 후배디자이너들은 “런웨이의 공기부터가 다르다”고 표현하곤 한다. 2020S/S 빅팍 X 줄라이칼럼의 컬렉션은 험난한 파도를 헤치며 ‘지도에 없는 곳을 항해’하는 모험심과 희로애락을 표현하고자 했다.
무대 앞의 거대한 눈동자가 런웨이와 관람석의 패션피플들을 바라보며 험난한 여정을 응원하는 듯한 신비감을 느끼게 했다.
빅팍은 줄라이칼럼과의 아트워크를 여행, 다양한 문화에서 얻은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독창적 워드로브를 컬렉션에 적용하고 있다. 박윤수 디자이너 스스로도 매 시즌 새로운 문화, 새로운 곳을 찾아 여행하고 사색에 침잠함으로써 동시대와 호흡하는 컬렉션을 완성해 가고 있다.
이번 컬렉션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한 작업에서 시작됐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미학적 특성을 항해선이라는 특유의 포괄적이고 다채로운 면으로 표현했다. 항해선에서의 다양한 인종과 계층, 그들에게서 비롯된 문화, 패션, 도전정신 등이 녹아들었다.
엘리자 두리틀의 우아한 에스콧 드레스, 영화 타이타닉에서의 시대적 핏이 돋보이는 스트라이프 코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여주인공 로즈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스트라이프의 모던한 해체주의적 감성을 현대화했으며 선원들이 입었을 법한 투박한 카고 팬츠를 스타일링하는 등 빅팍과 줄라이칼럼만의 유일무이한 스타일미학을 개성있는 디자인들로 완성했다.
빅팍의 드라마틱한 디자인과 줄라이칼럼의 세심하고 여성스런 터치들이 돋보인 이번 컬렉션은 아트워크와 매스큘린과 페미닌이 공존하는 빅팍의 실루엣이 만나 독특한 워드로브를 선사했다. 이번 컬렉션은 목적지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는 현대사회의 ‘우리들’에게 위안과 도전의식을 함께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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