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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조업을 하고 있는 사장님들의 심기가 무척 불편
하다.
최근 일명 ‘낀세대’로 불리워지는 40-50대의 오너들
은 주어진 여건속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이런 세대들에게 최근 20-30대들의 벤처사업을 통한
성공사례는 이해할수도 없거니와 심지어는 ‘기를 죽이
는’ 일이 아닐수 없다.
“그동안 정직하게 만들고 공급해서 소비자에게 전달되
는 일련의 ‘눈에 보이는’ 경제활동을 해왔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땀흘려 일하지 않으면서 컴퓨터라
는 가상공간을 통해 하루밤 사이에 만져볼수도 없는 많
은 돈을 벌어들인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모 패션
업체 대표의 넋두리다.
낀세대로 봐서 결코 이해할수 없는 이 같은 일련의 경
제활동으로 성공한 벤처사업가들앞에서 오랜 세월 지켜
온 자신의 신념이 자꾸 초라해 보인다는 것이다.
또 하루가 다르게 세상의 모든 것들이 눈이 핑핑 돌만
큼 바뀌어 가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자니 숨이 차고 포
기하자니 뭔가 거대한 소용돌이속에서 맥을 놓고 있는
좌절감마저 생긴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벤처 창업붐’으로 유능한 직원들은 속속
빠져나가는데다 어쩌다 독립한 직원들이 자신이 평생을
걸려 이룩한 사업체보다 배가의 실적을 올리는 것을 보
면서 성공의 잣대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제조업을 하십니까?” 이 말이 제일 듣기 싫다고 덧붙
인다.
그래서 마치 제조업을 고집하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이고 좌절을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열악한 현실에 부딪쳐
가며 최선의 노력으로 매순간 ‘자신과의 투쟁’으로
일어서 온 이들의 심정을 이해할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일에 거품이 없을수가 없는것처럼 최근의
벤처창업붐역시 거품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과연 창업의 기준을 어디에다 두는지, 정보화사회를 리
드하고 새로운 21세기를 겨냥한 ‘혁신적 사고’에 의
한 긍정적 의도가 내재돼 있는지 되짚어 볼일이다.
세상엔 가상공간이 줄수 없는, 일확천금으로 살수 없
는 많은 재미들이 있다.
만드는 재미, 먹는 재미(기자가 제일 좋아하는것중 하
나), 옷을 사는 재미, 입는 재미, 춤추고 노래하는 재미
등...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의 손맛을 거칠 때 가장 정직하게
느껴지는 것이라 강조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입는 재미를 위해
‘만드는 수고’로 한평생을 살아 온 세상의 모든 제조
업사장님들을 위하여, 심장이 따끈해지는 소주한잔과
힘이 불끈 솟는 위로를 보낸다.
/이영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