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사 버리고 첨단소재 기업으로 화려한 변신
중국 최대 스마트폰사에 나노멤브레인 공급시작
스마트폰에서 자동차·IT·전자제품까지 영역확장
코오롱머티리얼은 그룹 60년 역사의 헤리티지, 매출의 70~80%를 차지하던 원사 부문 철수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최근 나노멤브레인 사업을 시작했다. 벤트(neoVENT-SW)사업 출발 산실인 시흥공장을 방문해 이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나노멤브레인 핵심 주역을 만났다. 키맨(Key-man)인 사업팀장 포함 연구팀장 생산팀장 3명 모두 20여년 경력의 연구소출신이다.
- 나노멤브레인이란
“특정 성분을 선택적으로 분리, 투과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액체 혹은 고체로 이루어지는 소재로 정의된다.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나노멤브레인은 나노섬유를 적층 제조하는데 3차원 구조의 직경 1마이크로미터(㎛) 이하 초극세 섬유 집합체로 만들어진다.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 공극으로 종래의 멤브레인보다 표면적이 훨씬 적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나노섬유를 제조하는 기술은 섬유를 구성하는 고분자 물질에 대한 설계능력, 균일하고 재현성 있는 방사기술 및 나노섬유에 대한 높은 수준의 가공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런 난제 때문에 소수의 기업에서만 사업화하고 있다.”
- 코오롱머티리얼 벤트는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나
“2008년 설립 시기부터 불소계 나노멤브레인 원천 특허를 취득했다.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다공성 멤브레인과 비교해 통기성이 좋고 방수·방진 성능이 뛰어나다. 초박막 형태로 구현해 IT·모바일, 에너지·환경 분야로 사업화를 전개하고 있다.
벤트 제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어쿠스틱벤트(Acoustic Vent)는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전자기기의 마이크 스피커 등에 적용돼 방수·방진·통음 기능을 부여한다. 에어벤트(Air Pressure Vent)는 전자기기 압력 평형을 유지시키면서 물의 유입을 막아준다.
어쿠스틱벤트와 에어벤트를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에 적용하면 침수와 각종 먼지의 유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고객 니즈에 부합하도록 통기성, 음향성능, 방수성능을 조정할 수 있는 차별성이 강점이다. 대량 생산되는 멤브레인을 사용해서는 다양한 스마트폰 특성에 맞게 조정하기가 어렵다.”
- 나노멤브레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나노 전기방사 독자기술을 확보하고 방열소재, 연료전지용 멤브레인을 개발했다. 현재는 IT·자동차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0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WPM(World Premier Material) 사업 총괄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수소연료전지용 탄화수소계 강화복합막과 방수성이 우수한 나노 멤브레인을 적용한 투습방수 의류용 제품을 개발했다. ㈜나노포라를 흡수합병하면서 전기방사 장치 및 기술을 내재화했다.”
- 상품화 과정이 궁금하다
“2018년 안산과 시흥공장에 나노 멤브레인과 벤트 생산 라인을 구축했고,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와 벤트 개발 프로젝트를 런칭했다. 올해 이 스마트폰 제조사의 최고급 기종인 플래그십 모델(Flagship Model) 승인을 얻어 어쿠스틱벤트와 에어벤트 판매가 시작됐다.
지금은 스마트 워치(Smart Watch)용 벤트도 개발 중에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가 고급화, 슬림화되면서 방수·방진 기능이 필수로 요구되고 있어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제품개발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실패사례가 있다면
“벤트 제품을 개발하던 중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의 신규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수 년에 걸친 나노 멤브레인 연구개발과 생산 투자를 마친 시점에 곧바로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 개발에 참여하게 된 고무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객사 개발사양에 맞도록 설계를 변경하고 개발·검증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고객사 개발 일정을 맞추기 위해 평가단계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밤을 새워 개선품을 만들고 이를 직접 들고 가서 제출했다.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하다가 불량 소식을 들었는데 곧장 공장으로 달려가 시제품을 만든 다음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고객사 개발센터에 제출한 적도 있다.
중국쪽은 단 하루만에 대응해주는 코오롱머티리얼의 속도와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고객사와 첫 개발 프로젝트 참여에 제품 승인까지 얻을 수 있었고 현재는 이 회사 프리미엄 모델의 주요 공급자가 됐다.”
- 향후 개발 방향은
“스마트폰의 방수기능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간급 제품에도 방수 기능을 채택하고 있어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또 WPM사업으로 개발한 탄화수소계(폴리이미드) 강화복합막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용 멤브레인 사업화를 추진할 생각이다. 고효율 방열 소재, 특수 필터용 여과 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15억6000만대로 예상되고 이중 고사양모델이 25%를 차지해 벤트 시장 규모를 1000억으로 보고 있다. 2023년에는 2000억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중국의 글로벌 스마트폰 고객사 한곳에 공급하고 있지만 글로벌 다른 제조사에도 공급을 추진중에 있다.
벤트 사업으로 시작해 향후 방열소재와 같은 전자소재 및 부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연료전지용 멤브레인, 화력 발전소 터빈필더 등 에너지 소재로 확장함으로써 단위 사업으로의 규모를 확보해 코오롱머티리얼의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