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동대문 의류 도매 뉴존 쇼핑몰에서 3년째 가방과 신발을 팔고 있는 고봉선(53)대표는 “최근 주문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이상 줄었다”며 “IMF와 사스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뉴존이 임대료 20%를 인하해 줘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섬유 최대 집적지 동대문은 도소매 상가들이 ‘착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소비자가 많이 찾는 두타몰은 상가 임대료를 낮추고 영업시간 단축에 나섰다. 두타는 2월 상가 임대료 10%를 낮춰주고 환급했다.
코로나 19 감염증에 대한 공포로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에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기존 10시30분~다음날 오전 5시까지에서 오전 10시30분에서 밤12시로 변경했다. 도매상가들은 상인들과 상생키 위해 임대료 인하 행렬에 동참한다.
동대문 시장에서 3개(apM, apM luxe, apM place) 도매상가를 운영하는 (주)apM Korea(관리단 석주형, 운영회사 회장 송시용)은 상인들 고충을 나누고자 착한 임대료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apM측은 3월부터 2개월간 임대료 20%와 운영비 50%인하를 결정했다.
총 인하액은 40~50억원에 이른다. apM 3개 상가는 여성 캐주얼 의류를 제조 생산하는 소상공인이 모여있는 도매상가다. 소상공인은 약 1100개에 이른다. 이번 인하조치로 한 점포당 300만원~700만원까지 인하를 받게 된다.
apM플레이스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비플랜 조용철 대표(40)는 “중국 도매상인이 90%가 주요 고객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평소 100여명 들리던 고객들이 어제(2월26일) 4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10년째 여성복을 판매하고 있는 그는 “매출이 전년대비 90%까지 급감했고 임대료와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힘든데 임대료와 운영비에서 비용절감이 돼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코로나 19사태로 apM플레이스 한 점포당 매출이 70~90%이상 떨어졌다. 3명~5명 직원을 두고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은 지난 2월26일 현재 직원 1~2명만 두고 나머지는 무급휴가를 보내고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테크노상가 180여개 구분 소유주(자영업자)는 점포 임대료를 20%이상 인하키로 했다. 앞으로 3개월간 임대료를 인하할 계획이다. 테크노상가 관리단 박중현 대표는 “테크노상가는 3년 연속 임대료를 동결한 상태지만 어려운 시기를 같이 이겨내자는 차원에서 많은 구분 소유주들이 동참했다”고 전했다.
도매상가 남평화상가 건물주들도 일부 임대료를 최대 20%까지 인하했다. 30여개 점포를 갖고 있는 구분 소유주는 지난해부터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상가 공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 상가 임대료를 월 20만원씩 할인해주고 있다. 그는 코로나19로 더 어려움에 빠진 상인들을 돕기 위해 임대료 인하를 독려했다.
일부 뜻있는 점포주가 동참했다. 관리단은 앞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건물주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동복 도매상가 혜양엘리시움은 지난해 이미 임대료와 보증금을 인하한 바 있다. 지난해 경기 악화되면서 모든 점포 상인들에게 일년 동안 임대료를 20% 깎아줬다. 보증금도 인하 계약하면서 점포당 500백만원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