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현 섬유업계 상황을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져 씁쓸한 기분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지만 대부분 소문은 근거 없이 회자되고 있어 자칫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중국 모 업체에서 의료용 방호복 3000만세트가 발주돼 국내 생산처를 수배 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중국 업체는 이미 결제를 완료했고 이 물량은 1차 벤더, 2차 벤더로 이어져 작업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000만장은 엄청난 물량이다.
이 정도면 봉제 및 원부자재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표면에 드러나야 하는데 아직도 말로만 돌고 있다”고 경계했다. 시장 흐름을 좌우할 만큼 엄청난 물량이 쏟아지는데도 원부자재 흐름에 변화가 없고 실제 작업을 하는 곳도 파악이 안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며칠 사이 대구 열병합발전소를 단축 운영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본지 취재 결과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이에 대해 열병합발전소 측은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안산지역에서는 수출하기로 돼 있던 원단 300만 야드가 일방취소 돼 문닫는 기업이 속출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대구에서는 업체들이 3교대를 2교대 근무로 전환하고 직원들 퇴사를 강행하며 임금 50%를 삭감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런 소문에 편승해 기업주가 근로자 고용과 편익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사례를 업계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 시간이 흐르면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사례도 있다. 몇 주전 굴지의 해외 바이어가 1억불 상당의 발주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미국의 대형 백화점이 국내 10여 업체에 발주한 의류 1억달러어치 오더를 취소해 해당 업체들이 바이어측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이다. 이 같은 해외 오더 취소 영향으로 주요 수출 벤더인 신성통상, 한솔섬유, 풍인무역 등 업계 간판급 의류벤더들은 인력 감축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기업들 피해가 누적되면서 근거 없는 소문들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불쏘시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잘못하면 이 같은 소문에 휘둘려 사기 계약의 피해를 입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