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키색 240은 없나요? 실물로 보고 싶어요.”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되나요? 부스 배경이 마음에 들어서요”
디자인하우스가 주최한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MZ세대 패션과 문화를 간보는 첫 공간이었다.
참가업체들은 즉석에서 실크스크린 프린팅을 해주거나 실시간 벽화를 그리고, 즉석카메라를 설치해 적극적으로 방문객과 소통했다. 전시회인 동시에 물건을 바로 구매할 수 있어 부스마다 사람들이 북적였다.
홀 가운데는 한국윤리적패션허브와 마더그라운드 부스가 배치돼 빠른 속도로 상품이 팔려나가고 있었다. 한국윤리적패션허브는 윤리적 가치를 패션에 적용시킨 브랜드가 한데 모인 사단법인이다.
부스 담당자는 “판매보다 노출에 의의를 두고 참가했는데, 오전부터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어 놀랐다”며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판매제의가 들어오는데 긍정적인 신호 아니겠나”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사회적 가치에 투자하는 기업이 만드는 물건을 소비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서서히 정착하고 있다. 담당자는 “오늘 방문한 MZ세대가 윤리적 가치에 관심을 갖고 윤리적패션허브 상품을 사는지 파악하기 어렵지만 공감대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마더그라운드는 직접 유통하겠다고 선언한 운동화 전문기업이다. 이근백 대표가 직접 디자인하고, 유통 과정을 줄여 30% 줄인 가격으로 신발을 판매한다. 이근백 대표는 “보부상처럼 오프라인 전시회와 팝업스토어로 직접 판매하고 있다”며 “확실히 젊은 세대가 이번 전시부스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마더그라운드는 부스에 디자인 도안과 가격 구성과정을 모두 붙여둬 신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공개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꼼꼼히 살피며 부스 곳곳을 구경하며 이 대표와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국내에서 MZ세대는 어떤 소비성향을 지녔는지 정의되지 않은 소비층이다. MZ세대 인플루언서들이 제안하는 상품은 여러 세대에 걸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세대이기도 하다. 전시부스를 오픈한 기획자들도 MZ세대와 접점을 더 늘려 주고객층이 원하는 바를 얻어가겠다는 분위기다.
직접 판매가 주요 판매방법인만큼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반응을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이번이 두번째 컬렉션이라는 차일디시 아카이브 송석훈 대표는 “MZ세대가 주요고객층인데, 아직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시장반응을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비건 패션으로 유명한 비건타이거를 비롯해 51퍼센트, 논메인스트리머, 월드와이드웨어, 점원이 모여 만든 덴켄은 열차 내부를 떠올리도록 부스를 꾸몄다. 옷을 입은 마네킹이 좌석에 앉아있고, 그 옆에 앉아 함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월드와이드웨어 디자이너이기도 한 이재승 기획담당은 크리에이터스 그라운드가 코로나 이후 첫 오프라인 전시라고 밝혔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상반기동안 판로를 찾지 못해 이번 전시에서 접점을 늘리고 싶다”며 “나도 MZ세대지만 사회적현상으로 모든 걸 설명하기 어렵다. 이들이 어떤 소비특성을 보일지 기다려봐야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