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상반기 섬유패션상장 69社 결산 - 코로나에 초토화되다
2020 상반기 섬유패션상장 69社 결산 - 코로나에 초토화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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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기업 절반 가까운 31곳
전 업종기업 일제히 하락세
올 상반기 국내 섬유패션 상장사 69곳은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8.5% 감소, 2012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절반에 가까운 31사(45%)가 적자를 냈다. 흑자가 났더라도 50% 이상 급감한 기업은 13곳에 달했다. 적자로 전환된 곳은 이보다 많은 17곳이다. 흑자 전환 기업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성장 기업들은 대부분 방호복 및 마스크 수출과 친환경 경쟁력을 높이고 언택트 전략에 힘을 실어 수익을 올렸다. 상장사 69곳의 전체 매출은 전년비 13.8% 줄어든 16조1752억원이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3.6%로 작년과 비교해 2.5%포인트 낮아졌다. 사실상 모든 기업이 물건을 팔아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한계 기업 수준까지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수출 모두 무너져
코로나 19 확산으로 모든 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화섬과 패션부문 부진이 유독 심했다. 소비심리가 떨어지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섬유업종에서는 화섬업종 타격이 가장 컸다. 화섬사 6곳은 매출이 -21.6%, 영업이익이 -55.1% 급락했다. 해외 수출길이 막힌 의류수출 7곳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3%, 40.9% 줄었다.

대한화섬과 휴비스는 차별화 제품군을 개발해 수익개선에 나선 결과 급성장했다. 휴비스는 매출은 23.2%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6배(580.2%) 가까이 급증했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소재, 리사이클 소재 등 SHE(Safety·Health·Environment) 제품군 판매가 크게 늘었다. 면방업종은 대한방직이 유일하게 매출이 올랐다. 대한방직은 매출이 10.8%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코로나 19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퀼트와 군장구류 오더를 비롯해 월마트 등 미주기업 유니폼 오더 기반의 봉제 매출과 비대면 확산에 따른 온라인 강화가 매출을 견인했다.
나노 멤브레인 전문기업 레몬은 상반기 에어퀸 마스크 판매 효과로 실적이 폭발적으로 뛰었다. 매출이 176.7% 성장한 619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일신방직이다. 일신방직은 매출이 -10.7%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10.1% 올랐다. 미국 공적 마스크 오더를 선제적으로 대량 수주해 기본 물량 확보에 주력했고 고수익제품 생산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업계 1위 영원무역·효성티앤씨도 급락
업계 부동의 1위 기업인 영원무역과 효성티앤씨도 코로나 사태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각각 -22.7%, -52.2%에 달했다. 영원무역은 매출이 -6.7%줄었다. 코로나 19가 미국과 유럽 등에 확산되면서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등의 주요 거래처 수출 물량이 급감한 탓이다. 상반기 OEM 제조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고부가가치와 고기능성 섬유소재인 스판덱스가 주력인 효성티앤씨는 매출이 18.6% 줄어든 2조3936억원이다. 의류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패션업종은 코로나 여파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패션업종 42곳 중 6곳만 흑자가 났다. 흑자 기업들은 비대면 소비문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온라인과 홈쇼핑 등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매출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올해 7월 상장한 더네이쳐홀딩스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는 MZ세대 소비 니즈를 파악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각각 46.0%, 70.2% 성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신발과 백팩 매출이 각각 163%, 114% 늘어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맨투맨과 카라 티셔츠 매출도 81%, 98% 성장했다. 온라인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6% 올랐다. 온라인과 홈쇼핑이 주력 판매 채널인 코웰패션과 그리티는 시장 변화와 맞물려 성장했다. 상위 10위권 기업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코웰패션은 매출의 90% 이상이 온라인과 홈쇼핑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매출은 12.7% 오른 2156억원을 기록했다. 그리티는 매출이 7.2%, 영업이익이 40.0% 올랐다. 매출 기준 상위 6곳도 코로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휠라코리아 모회사인 휠라홀딩스 매출은 21.1% 줄어든 1조41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55.0%)도 반토막 났다. 이중 휠라, 휠라 언더웨어, 휠라 키즈 등 4개 브랜드 매출은 27.1% 줄어든 5594억원을 기록했다. LF와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매출이 각각 11.0%, 15.2% 줄었다. 양사는 오프라인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향후 온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상반기 백화점 부진 점포를 정리한 LF는 온라인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패션사업부문은 21.1% 줄어든 615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아웃도어 브랜드 빈폴스포츠 브랜드를 접었고 50여개 빈폴액세서리 오프라인 매장은 내년 2월까지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 패션 기업도 8곳에 달한다. 신세계톰보이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년대비 85.4%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78.5%) 신성통상(-73.4%), 제로투세븐(-76.9%), 제이에스코퍼레이션(-73.8%) 순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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