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인식·상품력·디자인’ 결합이 핵심
뉴라이프 사업부장을 맡은 김정회 상무는 블랙야크와 나우가 지속가능성을 지켜낼 수 있도록 사업예산을 짠다. 김 상무가 처음 블랙야크에 뛰어들었던 2년 전, 아웃도어 업계는 물론 내부에서도 ‘지속가능개발’ 이슈를 적용시키는데 저항감이 컸다.
오랜 시간 차분히 내부 구성원들을 설득한 끝에 작년 볼륨이 가장 큰 다운에 리사이클 원단을 적용했고, 올해 5월 국내 재활용 페트병 원사(이하 Kr-PET)를 개발한 티케이케미칼과 공급협약을 맺었다. 국내 아웃도어업계 첫 순환체계를 구축했고, 옷이 만들어지는 7개 단계에 지속가능 프로젝트를 하나씩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지속가능개발은 범위가 넓습니다. 어디까지 적용할 계획인가요?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We are not perfect)’는 문장을 좋아해요. 해외 지속가능 브랜드들이 내거는 문구죠. 하나하나 따지면 지속가능개발은 끝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인간이 잘못한 게 됩니다.
생산을 멈추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하게 돼요. 염색과정에서 버려지는 물을 정화하고, 자투리 천없이 재단하고, 재고와 버려지는 상품을 다시 재활용해야 합니다. 매 단계마다 완벽함을 요구했더니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었어요.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어도 이전보다 나아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산과정을 거꾸로 되짚어 첫 단계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PET병을 재활용해 원사로 뽑아 옷을 만들었어요. 지금껏 PET병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많았지만, 국내에서는 폐PET병 수거가 어려워 해외에서 재활용할 PET칩을 수입했습니다. Kr-PET를 기점으로 국내 친환경 생태계를 차근차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가두점 매장을 떠올려볼까요. 수많은 인테리어 요소가 일회성으로 버려지고 있어요. 진열대, 바닥패널, 벽지, 옷걸이 모두 잠깐 사용하고 버려집니다. 재활용 PET 옷걸이를 개발하고 있어요. 개발이 끝나는 대로 모든 매장에 보급할 예정입니다. 포장에 쓰이는 종이 중 일부는 이미 재활용 종이를 쓰고 있어요. 디스플레이용 소품까지 재활용 소재로 만들고 싶습니다.”
-‘매출’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속가능성 상품을 성공시키려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소비자 인식과 상품력, 디자인입니다. 세가지 요소 모두 중요해요. 취지도 중요하지만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야 구매합니다. 기능이 뛰어난 상품이 멋있게 생겼는데 취지까지 좋아야 합니다. 블랙야크의 경우 전연령대를 흡수하기 위해 밝고 산뜻한 색상으로 디자인을 바꾸고 있어요.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을 이용할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 인식 변화입니다. 블랙야크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소비층은 MZ세대고, 이들은 지속가능성을 소비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아직 지속가능에 관심있는 소비자 중 실구매자는 10명 중 1명 정도입니다. 그만큼 상품력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지속가능제품이 적기 때문이죠.
원사공급이 재활용 상품수요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생수는 계속 마시니까 원료가 되는 생수병은 끊임없이 공급되죠. 재활용 상품이 많이 소비돼야 원가가 내려가는 선순환 궤도가 시작돼요. 블랙야크와 나우는 소비자 인식 전환에 성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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