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거리에 묻힌 성수동 수제화 산업 살린다
카페거리에 묻힌 성수동 수제화 산업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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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직접 가르치는 창작·창업 플랫폼
서울시 ‘성수수제화’ 지원사업

최근 2년새 성수동은 1020대 사이에 힙한 카페거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공장이 도산되고 텅빈 공장건물을 모던컨셉으로 리모델링한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수제화공장이 가득했던 성수동에는 어느새 400여개 공장만 남아있고, 코로나 사태로 이마저 유지가 힘든 현실이다.

서울시와 성동구청은 성수수제화 산업을 유지하려고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여러 사업 중 올해 3월부터 서울시가 디노마드에 위탁한 성수수제화 지원사업은 대중에게 성수수제화를 더 많이 알리고, 수제화 브랜드 창업자들을 지원하는데 집중한다. 지역경제 기반이 되는 지역제조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성수동 수제화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0년 이상의 경력을 지녔다. 수제화 산업이 명맥을 이으려면 후배를 양성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서울시는 장인들이 직접 가르치는 창작·창업플랫폼을 마련했다. 각 플랫폼은 대중이 성수수제화를 친근하게 받아들이게 하고, 직접 신발을 만드는 현장에 접하게 해 수제화 스타트업 창업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제작소에서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의뢰하면 3명의 장인들이 1주일에 3개 샘플을 만든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신발이 실제 상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현장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장인들이 소재와 형태, 장식, 접착방식 등을 무료로 컨설팅한다. 공장에 발주하기 전 단계까지 성수수제화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셈이다. 외부에 성수수제화가 갖춘 전문성을 알리고 판로를 확대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플리마켓과 팝업스토어를 열어 파스텔톤이나 독특한 금속장식으로 성수수제화의 트렌디함을 보여준다. 디노마드 서수연 과장은 “성수수제화가 가진 낡은 이미지를 보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습생이 장인에게 직접 만든 견본을 검사받고 있다. 창업플랫폼에서는 장인으로부터 오랜시간 수제화를 만든 경험을 직접 전수받을 수 있다.
실습생이 장인에게 직접 만든 견본을 검사받고 있다. 창업플랫폼에서는 장인으로부터 오랜시간 수제화를 만든 경험을 직접 전수받을 수 있다.

“30년 경력 전문가가 수제화 창업 도와요”
창업플랫폼 체험기

서울시 민간위탁 운영기업 디노마드가 운영하는 ‘성수수제화’는 2층 허브와 창작플랫폼, 3층 창업플랫폼과 포토스튜디오로 이뤄졌다. 창작플랫폼은 제작소와 실습공간으로 나눠진다.

가죽냄새가 배어 나오는 창작플랫폼 문을 열면 수제화 장인과 실습생들이 실습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갑피를 재봉틀에 대고 꿰고 있는 실습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창작플랫폼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2030으로 젊은 연령대다. 수제화공장에서 오랜시간 일해온 장인 3명은 실습생이 묻는 질문에 꼼꼼하게 답한다. 실습공간을 나가면 재봉틀이 여러 개 모여있고 사람들이 연습용 가죽을 재단하고 있다. 시민이 신발 샘플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 안쪽에서 판매가능한 상품 샘플을 만들 조언을 할 장인들이 샘플을 만들고 있다. 첼시부츠 모양을 만드는 장인 옆에는 지도하기 편하게 신발 틀(라스트)와 신발바닥(저부)이 놓여있다. 또다른 장인은 수제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해 본드로 발꿈치 부분 가죽을 덧대고 지퍼를 꿰맬 자리를 살핀다. 3층으로 올라서면 공용사무공간으로 사용할 창업플랫폼이 나온다. 사무실 임대료를 내기 힘든 창업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노트북을 들고 온 한 창업자는 택배박스를 포장하며, 신발 샘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바로 옆에 준비된 포토스튜디오는 온라인용 사진을 촬영하기 편한 공간을 만들었다. 커다란 조명과 카메라 받침대, 흰 배경과 흰 종이가 놓여있다. 흰 바닥을 유지하려면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한다. 디노마드 이정민 선임연구원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W컨셉과 29CM에 입점해 호응을 얻고 있다”며 “성수수제화 공장 장인들의 경험과 신진 디자이너들의 트렌디함이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성수수제화’가 예전처럼 무겁게 다가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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