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국가가 주는 돈도 결국엔 빚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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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패션은 재난지원금 최대 수혜 업종
4월 재보궐 선거 앞두고 4차 지원 논의
취약해진 소상공인 살리려면 필요하지만
급격히 늘어나는 국가부채는 미래의 짐
피해계층 정밀히 파악하고 보살피기를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검토되고 있다. 작년 5월에 이어 전국민 대상으로는 두번째다. 지난 11일에는 250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9조3000억원의 3차 정부 예산 투입이 시작됐다. 섬유패션업종만 놓고 보면 선별적 재난지원금보다는 전국민 지급이 더 나은 것으로 작년의 사례에서 이미 경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2월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5월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는 의류잡화 및 가구업종에서 가장 컸다. 카드 매출을 기준으로 의류잡화 매출은 6월 첫째주(23주차) 11.2%나 증가했다. 그 전까지 -17.8%로 바닥을 기던 매출이 기사회생했다. 반면 여행은 -61.1%에서 -55.6%, 사우나 찜질방 등은 -26.3%에서 -20.9%로 효과가 거의 없었다. 민간 소비는 5월 3주차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리점 매출은 평균 20~30% 올랐고 서민들이 주로 찾는 서울 가산동 일대 아울렛 쇼핑몰은 매출이 40~50%까지 증가했다. 한 대리점주는 “선별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소상공인은 대부분 임대료 지불 등 고정비 해소에 돈을 쓰기 때문에 매출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실제 옷을 사도록 유도하기에는 전국민 지급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업계가 선별적 지원보다 전국민 지급을 반기는 이유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 재난지원금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은 작년 12월 28일 전국민 1인당 600불의 2차 지원금 지급을 결정했고 바이든 신 정부는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일본은 1월 7일자로 수도권 4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하고 음식점 등에 점포당 하루 최대 6만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달리 보면, 이번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독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달러화를 무한대로 찍어낼 수 있는 기축통화국이자 세계 1위 경제대국이다. 더 말할거리가 없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대변되는 양적완화 조치에 힘입어 20년 장기불황을 벗어났다는 평가가 있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이들 나라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호황을 누렸다. 우리 처지는 그리 녹록치 않다. 한국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급격한 임금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각종 기업규제 법안으로 인해 경제 체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였다. 지금 코로나라는 비상사태가 많은 경제 현안과 사회적 이슈를 삼키며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작년말 국회는 2021년 75조4000억원 적자예산 편성에 합의했다. 수입은 전년과 비슷한데 지출은 9%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데 따른 것이다. 만약 올해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추경이 불가피할 경우 순식간에 국가부채는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채란 무엇인가. 결국 남에게 꼭 갚아야 할 미래의 짐이다. 우리 주변에는 남에게 빚지고는 못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는 다양한 정책과 수단을 동원해 경제를 떠받쳐야 하는 의무가 있는 만큼 일반인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지만, 갚아야 할 돈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빚이 많아지면 국가도 일반 기업처럼 부도 위기가 필연적으로 닥친다. 가장 최근에는 2010년 유럽의 국가부채 위기가 있었다. EU와 국제통화기금 개입으로 최악의 사태는 막았지만 그리스의 IMF 구제금융 신청을 시작으로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국가부도가 거론될 만큼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국가 위기가 이런 형국으로 번지면 글로벌 기업들조차 경영에 본질적 위기를 맞게 된다. 재난지원금 정도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KDI는 보고서에서 1차 재난지원금의 매출 증대 효과는 전체 예산대비 26.2~36.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피해계층을 정밀하게 식별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금 논의되는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결정 과정을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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