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지속가능성 소비문화 정착
생산부터 판매까지 친환경 추구
지난해 5월 소재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두 친환경을 적용한 이탈리아 지속가능성 브랜드 캄포스가 탄생했다. 유럽에 오픈한 4개 오프라인 직영매장 외 해외지사는 한국이 최초다. 중국에서도 요청이 들어왔지만 지속가능성 본질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 제안은 거절했다. 캄포스코리아는 한국에서 ‘해양 쓰레기더미에서도 보물을 찾아낼 수 있다’는 생각을 알리겠다는 포부로 세웠다.
-어떻게 캄포스에 관심갖게 됐나요?
“좀 과장하면 안 해본 아웃도어 활동이 없어요. 온갖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면서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자연을 덜 해치는 용품과 의류를 쓰면서 재활용 원사에 관심을 갖게 됐죠. 지금 국내산업에 재생 폴리에스터는 꽤 보급됐지만, 재생 나일론은 잘 쓰이지 않죠. 카펫과 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으로는 옷뿐 아니라 뭐든 만들 수 있어요. 캄포스는 재생나일론으로 수영복과 선글라스를 만들었고, 재활용 원사로 만들었지만 품질이 놀라울만큼 좋았어요. 세탁기에 돌려도 쉽게 닳지 않고 마감도 깔끔해, 캄포스를 꼭 국내에 들여오고 싶었습니다.
캄포스 한국지사를 세우고 싶어 캄포스에 메일을 보내기 전에 한국 캄포스 도메인을 미리 만들고, 제 메일을 받아줄 때까지 30통을 보냈습니다. 한국지사를 세워야만 하는 이유를 발표하러 자가격리를 무릅쓰고 유럽에 갔죠. 캄포스 CEO 알레산드로 베르가노(Alessandro Vergano)는 상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탄탄하게 갖춘 실력에 비해 굉장히 젊었어요.
캄포스 대표는 돈을 많이 벌 필요는 없으니 진정성을 지키는 사람에게 지사를 맡기고 싶다고 말했어요. 저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고, 본사와 함께 소재,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모든 단계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로 했습니다.”
-캄포스 국내지사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는?
“지속가능성 문화를 국내에 정착시키려고 합니다. 모두 동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속가능 소비문화를 알리려고 해요. 제로그램에서 처음 일할 때는 소비자들에게 ‘하지마라’는 방식으로 가르치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람들은 ‘함께 해보자’는 말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캄포스코리아는 소비자와 함께 지속가능성 소비의 미래를 그릴 겁니다.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지 않고, 이미 가지고 있는 걸 써서 만들어야 합니다. 수영복 바지에는 금속 장식이 없습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수영복 바지는 통째로 분쇄해 새 폴리에스터 바지를 만들 수 있어요. 한 번 시작한 사이클이 계속 돌아가는 거죠. 국내에서는 어떤 즐거운 이벤트를 통해 이 사이클에 소비자들이 참가할 수 있게 유도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캄포스 제품은 영국 포지티브 럭셔리 협회가 인증한 버터플라이 마크를 받았습니다. 지속가능성은 사실 친환경에 국한하지 않아요. 공장 근무환경과 제작공정, 포장재 등등 여러 관점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이바지해야 받을 수 있는 인증표시죠. 캄포스라는 브랜드를 통해 국내 산업 전반과 소비자 인식에도 지속가능성이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지속가능 기업들이 원하는만큼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제품을 판매하는 캄포스코리아는 앞으로 한국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포장박스부터 난관이었어요. 캄포스에서 보낸 박스는 100% 생분해 종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캄포스 본사에서 보내온 박스를 그대로 만들고 싶어, 국내 박스공장에 테이프는 최소한으로 쓰는 조립형 박스를 의뢰했죠. 100% 재생지로 조립형 박스를 만들려고 했더니 개당 8000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됐어요.
테이프 붙이는 택배박스면 개당 200원 정도거든요. 국내에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멋진 박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접착제로 붙이는 합지를 써야 반듯하고 튼튼한데, 그러면 결국 환경을 해치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캄포스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이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지금은 우선 이탈리아에서 전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담아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게 맞다고 봐요. 지속가능성이 점차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단계부터 시작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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