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비스(대표 신유동)가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섬유’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휴비스는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업체인 네오엔프라(대표 김헌상)와 2020년 3월부터 7차례에 걸친 파일럿 수준의 그래핀섬유 테스트를 진행한 끝에 최근 고순도의 그래핀 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는 지난 3월 그래핀 섬유의 안정적인 양산과 차별화 제품 전개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흑연 1개 층을 분리한 싱글레이어 그래핀은 초고가로 1층 만으로는 섬유로 양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휴비스는 1~5개층으로 분리된 그래핀을 첨가해 양산 가능한 그래핀 섬유를 생산한다. 고순도 그래핀을 사용해 화이트 컬러는 물론 우수한 염색성을 활용해 다양한 컬러의 원단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래핀 섬유는 특수 가공 없이도 항균·항곰팡이·항바이러스, 원적외선 방출, 정전기 방지 기능이 영구적으로 발현돼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항균 테스트의 경우 세탁 전과 후 모두 황색포도상구균과 폐렴균의 사멸율이 99.9%를 나타냈다. 항바이러스의 경우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 감소율이 99.85%로 확인됐다.
이번 MOU로 휴비스는 섬유용 그래핀 마스터배치를 향후 5년간 독점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양측은 그래핀 원사 확대를 위해 국내외 공동 프로모션 및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된 그래핀 섬유 특징을 활용한 기능성 의류, 의료용, 침구류, 마스크 등을 시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그래핀 함량을 높여 반도체 공정 등에서 특수 작업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전사(導電絲)를 개발할 예정이다.
네오엔프라는 서울대 스마트나노 벤처(대표 김립)에서 그래핀을 공급받아 섬유용 그래핀 마스터배치를 개발한 곳이다. 자체 개발한 MEPPS라는 이종 물질을 결합하는 원천기술로 그래핀과 PET 폴리머의 안정적 결합에 성공했다.
서울대 스마트나노 벤처는 서울대 화학과 출신 박사들이 주축이 돼 2018년 싱글레이어의 고순도 그래핀 원료 개발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기존 파우더 방식이 아닌 액상 형태의 그래핀 원료를 개발한 바 있다.
그래핀 섬유는 그래핀을 섬유 공정에 주입시켜 원사로 생산하는데 지금까지 고순도 그래핀 섬유는 연구단계에서만 가능했다. 탄소 결합체인 그래핀은 분산성이 좋지 않아 PET 폴리머와 합성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상업화된 그래핀 섬유는 대부분 함량 기준 미달이거나 섬유에 그래핀 물질을 코팅하는 방식이어서 진정한 그래핀 섬유라고 부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그래핀 섬유가 블랙 또는 회색인 것도 이런 이유다.
그래핀은 이론적으로 강철보다 200뱌 강하고 열과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며 항균 기능이 뛰어나 꿈의 소재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