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섬유 줄여 지속가능발전 앞당기는 미국사회
폐섬유 줄여 지속가능발전 앞당기는 미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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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사회단체, 패션산업의 사회적 충격 최소화에 노력
‘Fabscrap·SMART·Recycle Change’ 등 비영리단체 활약
미국 뉴욕에서는 매년 20만t의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등 섬유 폐기물이 나온다. 전체 폐기물의 6%를 차지하는 만만치 않은 양이다. 이처럼 막대하게 쏟아지는 폐섬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비영리 단체들이 미국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패션기업과 사회단체들이 협업관계를 다지며 폐섬유 재활용 및 자원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선셋 파크에 있는 최첨단 자재 회수 시설. 사진=셔터스톡
미국 패션기업과 사회단체들이 협업관계를 다지며 폐섬유 재활용 및 자원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선셋 파크에 있는 최첨단 자재 회수 시설.
사진=셔터스톡

■뉴욕에서 시작된 패브스크랩
뉴욕을 기반으로 2016년 설립된 패브스크랩(Fabscrap)은 폐섬유 발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이를 재활용(Recycle) 또는 재사용(Reuse)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영리 단체다. 패브스크랩은 뉴욕의 기업 또는 가정에서 50파운드짜리 검정색 포대(bag)에 폐섬유를 담아 내놓으면 하루 몇 차례씩 수거 트럭이 이를 싣고 뉴욕 브루클린 육군 터미널에 있는 창고에 저장한다.

자원봉사자들이 소재별로 섬유를 분류하면 이를 파쇄해 단열재, 가구 안감, 카펫 패딩(carpet padding) 등으로 재활용한다. 기업에서 배출되는 미사용 난단은 학생이나 예술인 등이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거나 색상별로 정리해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패브스크랩이 2017년부터 지금까지 수거한 폐섬유는 303.7t에 이른다. 2020년에는 80.3t을 수거했다. 작년에만 1291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했고 이는 1만9365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미 뉴스매체 CNN에 따르면 창립자인 제시카 슈라이버(Jessica Schreiber)는 뉴욕 위생국에서 근무하며 의류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당시 쏟아지는 폐섬유 문제 해결에 한계를 느끼고 패브스크랩을 설립했다.

■패션브랜드, 친환경 대열 속속 합류
4월 19일, 어반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와 노드스트롬(Nordstrom)은 패션산업이 환경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패브스크랩을 지원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어반 아웃피터스는 뉴욕에서 시작된 패브스크랩 활동을 필라델피아까지 확대하기 위해 현지에 관련 부지를 제공하고 운영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노드스트롬은 필라델피아 사이트 확장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4월 19~30일 기간 중 온라인 기금 모금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노드스트롬은 섬유 재활용과 관련된 산업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총 100만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노티카(Nautica), 마라 호프만(Mara Hoffman) 같은 패션브랜드들도 패브스크랩과 손잡은 바 있다. 마라 호프만은 지속가능 실천을 위해 재생 나일론인 에코닐(Econyl), 폐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리프레브(Repreve) 같은 재활용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100년 가까운 미국사회의 노력
폐섬유 재활용에 대한 미국 사회의 고민은 역사가 꽤 깊다. 1932년 설립된 스마트(SMART, Secondary Materials and Recycled Textile Association)는 섬유 재활용 산업의 상호 의존성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비영리 단체다.

회원사들은 헌 옷이나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으로도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다. 미사용 난단은 가구류나 자동차 소재로 쓸 수 있도록 고안하고 헌 옷은 기부를 받아 해외 최빈국 또는 개발 도상국으로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다. ‘옷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Change your Clothes, Change the World)’는 슬로건으로 활동하는 ‘리사이클 체인지(Recycle Change)’는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다. 지구 온난화에 대응해 남아도는 잉여 의류나 신발을 아프리카 같은 최빈국에 수출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한다. 방식은 한국의 헌 옷 수거함 운영과 매우 유사하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사람들이 여분의 옷을 버리면 이를 재사용하거나 팔아 전 세계의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훈련을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 이들 기업 및 사회 단체들은 소비 만능주의에 빠진 미국사회에 경각심을 심고 자원절약과 환경보호를 통한 지속가능발전 사회를 추구한다. 어반 아웃피터스의 공동대표이자 COO인 프랭크 콘포르티(Frank J. Conforti)는 패브스크랩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두고 “(어반 아웃피터스가 추구하는) 지속가능 여정의 다음 단계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드스트롬은 “우리가 발견한 것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갈 책임이 있다는 근본적 신념이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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