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낙균 대표는 지난해 8월 엘칸토 대표로 선임됐다. 11번가와 기프티콘을 만든 정 대표는 엘칸토를 다시 일으킬 계획을 세우고 빠른 속도로 구상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 필요한 곳에 투입한다. ‘완성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정 대표가 이끄는 엘칸토는 제화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신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금 엘칸토가 부딪힌 가장 큰 벽은 무엇인가요?|
“올드(나이 든) 이미지입니다. 엘칸토를 바라보는 소비자가 느끼는 가장 큰 벽이기 때문에 새로운 BI(로고)와 이미지로 변신하는 중입니다. 최근 롤린으로 역주행한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와 협업해 남성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젊은 소비자층은 ‘엘칸토’라는 이름을 모르니 오히려 득이 되겠죠. ‘알고보니 오랜 역사가 있는 곳이더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브레이브걸스 협업으로 엘칸토를 모르던 젊은 남성 고객 유입이 시작됐습니다. 주로 여성 고객이던 성비가 반반으로 맞춰졌어요.
지금 엘칸토는 온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지점은 지난 10월부터 매출 기준으로 40여개를 줄였습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매출은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온라인 매출은 전년비 2.5배 성장했죠. 온라인을 먼저 발전시켜놓은 뒤에 전국 오프라인 매장도 변화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설립된지 65년이 지났습니다. 엘칸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원하는대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과 고품질 상품입니다. 회사 내부에 장인방이 있어요. 원하는만큼 샘플을 만들어볼 수 있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한다는 점이 엘칸토의 장점입니다. 고품질 상품을 만들 시스템이 준비돼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새 사업을 시작할 겁니다. 엘칸토는 자사몰과 플랫폼, 두 개의 빌딩을 세울 계획입니다.
상반기에는 자사몰을 활성화시키고, 하반기에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디자인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형 신발 플랫폼 사업을 시작합니다. 국내 제화시장은 잘 팔리는 자체 디자인을 국내 생산과 해외 생산을 돌리는 구조로 이뤄지더군요. 하반기 플랫폼 사업은 패션 시장 전체에서 신발 디자인을 영입해 올 수 있게 됩니다.
제가 대표로 오기 전 엘칸토는 어려울 때 치고나갈 기초가 부족했어요. 올해 1분기는 이 부분을 재구성하고 개선하는 시기였습니다.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라고 불리는 이론이 있어요.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점점 가속도가 붙어 큰 효과가 된다는 이론입니다. 엘칸토는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고 이름을 알리는데까지 6개월을 썼습니다.
오프라인까지 이 효과가 도달하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속도를 높여서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 됩니다. 지난해 겨울 유튜브와 틱톡에 진출했고, 유튜브에는 6개월동안 70개 영상을 올렸습니다. 브랜드를 온라인에 알리는 작업은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콘텐츠가 쌓이면 그 때부터 빠른 속도로 사업규모를 키울 수 있습니다.”
-O2O (Offline to On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시작한지 약 10년이 넘었지만 제대로 적용된 곳을 찾기 힘듭니다. 엘칸토는 어떻게 O2O를 실행할 계획인가요?
“자사몰과 플랫폼 사업이 O2O의 시작이 될 겁니다. 온라인 주력 상품은 4만원대고 오프라인 주력 상품이 10만원대인 현재와 다르게, 온오프라인 구분없이 4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골고루 섞어 판매할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겠죠. 오프라인 매장에는 온라인 구역을 더하고, 온라인에는 오프라인 주력 상품을 섞어서 내세울 겁니다.
신발 플랫폼 사업은 K-패션 시장을 확대하고, 나아가 글로벌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신발에서 K-패션의 답을 찾으려고 해요. 구두 디자이너에게 플랫폼에 디자인을 등록하게 하고 수수료를 줄 겁니다. 신인 디자이너와 학생은 상품 본부와 심사위원 심사를 거쳐 디자인을 등록하게 하면, 제화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겠죠. K-패션 디자이너들의 관심을 받게 되면 엘칸토가 만든 플랫폼은 K-패션 디자인 대표 플랫폼이 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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