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 594억 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6.0% 증가했다. 이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1조4346억 원으로 31.6%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비중은 71.2% 차지한다. 손안의 쇼핑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산업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33억7373만개로, 2019년 27억8980만개 대비 20.9% 늘었다. 2018~2019년 연 9%대 성장률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매년 온라인 시장 규모가 오프라인을 넘어설 만큼 급성장하면서 물류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패션업계에서는 3PL(제3자 물류: 물류 관련 비용 절감을 위해 제품 생산을 제외한 물류 전반을 특정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으로, 생산자와 판매자의 물류를 제3자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뜻함)을 통해 효율적으로 물류 비즈니스를 해결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패션물류는 보관기능에 더 큰 비중
디자이너 브랜드 3PL을 진행하는 바나나텐 전준호 대표는 “온라인 패션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늘면서 3PL,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올라가고 있다. 물동량이 늘면서 스피드와 효율성,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아이템 당 개별 발송이 많은 패션 분야는 전문성을 요하는 숙달된 인력의 포장 정확도와 제조 3년차 까지 재고소진을 해야 하는 상품의 특성상 보관의 기능은 물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다”고 밝혔다.
또 “일반 공산품과 다른 패션 물류는 스마트물류라 칭하는 자동화로 인력난을 해소 하기는 쉽지 않다. 업의 특성상 자동화의 한계에 부딪힌다. 복잡다단한 품번에 따른 상품관리와 정확한 발송을 위해 수기가 필요한 작업의 영역이 존재하고 시스템 개발 비용,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3PL을 진행하는 70~80%가량의 물류업체가 임대 형식의 창고를 쓰고 있어 초기부터 전산 프로그램과 설비투자가 병행되어야 하는 스마트 물류에 대한 시각이 유연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브랜드 본사 기존 시스템 활용 방식을 다 바꿔야 재고관리도 더 효율적일 수 있지만 이 또한 투자와 의식 전환에 취약한 상황이라 물동량이 늘어날수록 물류 로스와 오배송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패션산업에서 물류센터의 중요성은 자동화에 따른 편리한 입출고 보다는 보관기능이 더 핵심이라는 인식도 여전히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상품 특성상 선기획한 상품을 출고 전 보관하거나 시즌이 지난 상품을 재고로 갖기 위한 기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뜻이다.
3PL은 10여 년전까지만 해도 수익성 좋은 사업이었으나 이후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현재는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3PL 전문물류센터를 표방하는 곳들은 초기 투자비용을 아끼기 위해 통상 땅을 임대하고 위에 건물을 지어 대부분이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창고 개념의 낙후된 물류센터 환경에 사람이 대부분의 일을 직접 하는 곳이 대다수다.
■물류비용, 매출의 12%까지 상승
장기적인 관점의 이커머스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서는 자체물류센터의 필요성과 본사의 RFID 등 프로그램 도입과 시설 투자, 체질 변화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에는 물류비가 매출의 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법칙이 있었다. 지금은 인건비가 올라가 12%가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업체 형태와 복종에 따라 가늠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고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매출이 10% 증가할 때 매출대비 물류비 비율이 10%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매출이 10% 줄었다고 매출대비 물류비 비율이 그만큼 줄어들진 않는다. 효율적인 물류 비즈니스가 필요해지는 이유다.
큰 기업들 위주 의류 새벽 배송을 전개하는 업체들이 나오고 더 빠른 스피드가 우선순위가 되면서 수기로 재고 파악과 정확도를 맞추기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진다. 패션분야는 공산품보다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의식 변화를 통해 본사가 전산, 설비 투자에 대한 의욕과 추후 3~4년 내 스마트 물류를 표방하는 수준의 계획을 갖고 있어야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략 없으면 3년 내 수요 대응에 실패
온라인 패션브랜드는 하루 물동량이 5000장이라고 할 때 모든 옷이 1장씩 개별 배송을 해야 하므로 스마트물류보다는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식은 낡은 사고다.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풀필먼트 물류 서비스를 대행하는 굿럭굿덕 허준 대표는 “물류 비즈니스는 이커머스 산업이 발전하면서 새롭게 생겨난 비즈니스 모델이다. 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움직이는 것이 제일 중요한 요소다. 가장 효율적인 라인을 설계하고 포장의 정확도는 물론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또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는데,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좋은 상품들이 사장되는 것은 막고 싶다”고 밝혔다.
다양한 산업군의 물류 대행, 운영, 컨설팅을 하고 있는 중견 물류사 이앤씨지엘에스 오인호 대표는 “재화유통의 핵심 3요소는 상품, 마케팅, 물류다. 현재 시장변화의 핵심은 이커머스를 통한 D2C에 대응할 물류 비즈니스의 진화다”고 밝혔다.
또 “판매 대기상태부터 고객환불일까지 순전환 사이클이 특히 긴 패션분야에서는 수많은 가격 등의 조건이 바뀌고 통상 3년차 재고까지 판매 대기상태로 관리돼야 한다. 브랜드사가 물류사를 하청 업체라는 인식을 벗고 효율적인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덧붙여 “전문업체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한 고찰과 실행이 필요하며 스마트한 물류 서비스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3자물류 넘어 풀필먼트 서비스 부상
이커머스 셀러들을 위한 고객 전 주문 처리 과정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상품 입고부터 보관, 포장, 운송, 반품처리 등 물류 관련 일련의 작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3PL도 보관, 포장, 운송 등 물류 서비스를 해주는데 풀필먼트와는 다른점은 무엇일까.
기존 3PL은 납품을 위한 소품종 다량 상품의 보관과 운송을 위한 물류 서비스다. 다품종 소량, 다빈도 형태로 개별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해야 하는 패션 이커머스에는 다소 취약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기존 외주 창고 보관 형태에서 더 나아가 IT기술을 접목해 여러 온라인 판매채널에서 발생한 주문 수집부터 발송처리 및 재고관리까지 원스탑 종합물류 관리 솔루션을 도입한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는 형태다. 좀 더 전문성을 띈 4PL 풀필먼트를 표방하는 전문 업체가 사업성을 확대하며 성장하고 있다.
오인호 대표는 “패션은 IT기반의 창고 관리 시스템을 통해 상품의 수량과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고객의 주문과 브랜드마다 다른 패킹 작업과 출고작업,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적게, 자주 주문하는 특성을 가진 까다로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배송 및 반품 처리 프로세스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현 이커머스 산업에 좀 더 고도화된 맞춤형 물류 서비스가 필요해지면서 풀필먼트 서비스로 물류의 최적화를 이루고 세심한 관리와 신속, 정확한 배송을 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