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일등 기업이 만들어내는 선순환의 고리
[한섬칼럼] 일등 기업이 만들어내는 선순환의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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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방 산업의 중심에 선 日도레이
’30년까지 환경에 전사적 노력 집중
리사이클 이슈 중심에선 韓화섬기업
세계 무대에서 K-리사이클 선도하는
친환경 산업 생태계 핵심 역량 기대
일본 도레이(Toray Industries, Inc.)는 작년 5월 지속가능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핵심으로 하는 ‘도레이 비전(TORAY VISION) 2030’을 공개했다. 

도레이가 발표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미래 방향성이 점쳐진다. 세부적으로 그린이노베이션(GR) 제품은 2030년까지 기준연도(2013년, 4억6310만엔) 대비 4배 달성이 목표다. 
도레이의 가장 최근 지속가능 보고서에 의하면 다공성 탄소섬유, 복합방사 기술인 나노디자인을 이용한 친환경 발수제, 중공사 초미세여과(UF) 멤브레인이 GR의 핵심 제품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또다른 미래 성장 축인 라이프이노베이션(LI) 제품 사업은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도레이는 이전까지 월 3000만장의 마스크용 부직포를 생산했는데 작년 9월부터 꾸준히 증설에 들어가 현재는 약 1억장의 마스크용 부직포를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내독소 흡착 카트리지 도레이마이신(TORAYMYXIN), 일회용 방호복인 리브모아(LIVMORE) 시리즈도 중요 제품군 중 하나다. 도레이는 이들 LI 제품군 매출을 6배까지 늘릴 예정이다. 환경에 대한 기여도 고려한다. 2013년 4000만t에 달했던 이산화탄소 배출은 2030년까지 8배 낮추기로 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물 사용량은 각각 30%를 줄인다. 올해 2분기 중 도레이는 전년 대비 292.2% 증가한 5137억엔 매출을 올렸다. 한국 돈으로 약 5조5000억원 언저리다. 영업이익은 359억엔(약 3816억원)이다. 일본에 도레이가 있다면 한국에는 효성티앤씨가 있다. 효성티앤씨는 같은 기간 2조1420억원 매출을 올렸다. 작년 적자에서 올해 387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주목되는 부분은 18.1%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도레이와 비교해 매출은 2배 이상 벌어지지만 영업이익은 거의 똑 같은 수준이다. 사업 구조는 사뭇 다르다. 효성에서 섬유와 무역부문을 분할해 2018년 탄생한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나일론, 폴리PU(Performance Unit)로 사업을 구분하고 있다. 각 PU는 효성기술원과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미래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긴다고 한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용섭 대표는 올해초 기자와 인터뷰에서 효성티앤씨의 역할을 소재 연구개발에서 나아가 엔드유저인 패션기업 및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인터뷰 뒤 불과 수개월만에 크라우드 펀딩에 자체 브랜드 옷을 내 놓고 미래 성장 가치 있는 패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리젠서울과 리젠오션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가치소비와 친환경 리사이클 제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국내 대형 화섬메이커과 패션기업들의 활발한 협업이 시작됐고 친환경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장 창출에 기여했다.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은 산업 전반에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낸다. 국내 화섬 업계에는 효성에서 일등 기업의 기술과 영업 및 마케팅 노하우를 체득한 다수의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다. 도레이는 업스트림을 넘어 미들(원단) 다운스트림(봉제 및 패션)에 이르는 클러스터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전후방 섬유패션기업과 협업은 성공사례로 회자되며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사례는 SPA브랜드 유니클로와 협업이다. 양측은 상호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히트텍을 내 놨고 최근에는 리사이클 소재 시장까지 손잡고 보조를 맞춰 나가고 있다. 한국에서 효성티앤씨의 역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금의 시장 변화는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찻잔속 태풍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한국 섬유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K-드라마 K-팝 K-패션에 이어 ‘K-리사이클’의 주역이 될 날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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