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상황에 몇 년간 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유니클로’는 올해 상품 가격을 인상할 조짐이다.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 CFO는 지난 13일 패스트리테일링 회계연도 1분기(2021년 9월~ 2021년 11월) 실적 발표에서 “원자재와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추세에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생산 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 패스트리테일링 영업 이익이 증가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 논의는 엔화 약세·생산 단가 상승폭이 더 이상 영업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앞선 회계연도 결산(2020년 9월~2021년 8월)에서 “중국 이외 해외 시장 실적 호조로 분기별 영업이익이 6%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카자키 CFO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유니클로에게 가격 인상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소비자들이 유니클로에게 저렴한 가격을 기대한다는 것을 안다. 최대한 가격 인상을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현재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가격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임금 인상을 염려하고 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14.34엔(19일 기준)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패스트리테일링 1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194억엔(약 1조 2379억원)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를 토대로 올해 8월 마무리되는 2022년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4% 증가한 27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유니클로 국제 사업은 남아시아, 북미 및 유럽 판매 증가에 힘입어 기록적인 1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중국 실적은 팬데믹 상황에 여전히 저조했으며 일본은 지난 해 말 연일 계속된 따뜻한 날씨에 겨울철 의류 판매가 적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중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 해 10월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으로 중국 시장의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1월 베이징에 유니클로 플래그십 스토어, 중국 본토에 세 번째 메가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앞으로 매년 중국 내 100개 매장 오픈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