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31)] 마약(Dope dye)으로 염색한 섬유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31)] 마약(Dope dye)으로 염색한 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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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이 대유행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특정 조직의 멤버이거나 또는 예술혼과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사람들의 전유물 같았던 문신을 최근 일반인은 물론 여성들에게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문신의 목적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그림이나 기호를 신체에 각인하는 것이다. 우리 피부는 표피와 진피 그리고 피하지방, 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표피는 인체의 최 외곽 방어막으로 모든 물리적 충격과 생활 마찰을 부담하는 동시에 외래 물질과 세균들의 침입에 대한 최초 저항선이다. 따라서 표피는 죽은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고 마찰에 의해 끊임없이 떨어져 나간다. 우리 몸의 표피 세포는 3개월이면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그 아래에 있는 진피야말로 진짜 피부이며 진피에 상처를 입으면 죽을 때까지 없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진피에 잉크나 안료로 착색을 하면 절대 지워지지 않는 그림이나 기호를 새겨 넣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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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의 염색은 섬유와 염료의 화학결합을 통해 이뤄진다. 세탁으로 쉽게 퇴색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불변염색 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염료는 결국 마찰이나 세탁 그리고 자외선에 의해 점차적으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 결과가 탈색이다. 만약 원단에 문신과 동일한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면 결코 퇴색이 일어나지 않는 영구적인 착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있다. Dope dye는 화섬이 실로 방사 되기 전인 반죽 상태에 무기물 안료를 투입해 착색한다. 즉 안료는 섬유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 침입하여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신과 마찬가지로 마찰이나 세탁에 의한 퇴색이 일어날 수 없다. Dope dyed 원사의 대부분은 블랙 컬러(Black color) 인데 이때 사용하는 안료는 카본 즉, 탄소이다. 탄소는 자외선에 의해 영향 받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오랫동안 햇볕에 있어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천하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Dope dye는 스트라이프, 체크 같은 패턴물이나 투 톤 효과를 값싼 후염으로 얻고자 하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 또 강한 햇볕이나 바다의 소금기, 계속되는 가혹한 마찰에도 결코 퇴색이나 변색이 일어나지 않는 완벽한 견뢰도를 요구하는 용도에서도 Dope dyed 원사는 효과적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화학적인 일반 염색에 의해 제조된 원단으로 세탁이나 일광, 마찰 등, 다양한 염색 견뢰도가 최고 등급인 5급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Lab은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5급 이라는 성적은 결코 발행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가장 높은 등급은 4-5급이다. 퇴색이 일어나지 않는 완전 무결한 염색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Dope Dye가 전지구적으로 불어 닥치는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열풍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1856년에 시작된 화학염색은 대량의 물을 사용하고 각종 화학물질로 범벅된 끔찍한 합성염료가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치명적 결함으로 특이점을 맞고 있다. 그에 반해 화학반응과 염색이 필요 없는 무염색 원단 이기 때문이다. 제약은 있다. 작은 수량을 처리하기 어렵고 다양한 컬러 구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컬러가 생명인 패션에서 이는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ope Dye는 당분간 대세가 될 것이다. 예쁘면 모두 용서되는 세상은 이제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 하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작자 주: 여기서 Dope은 마약이 아니라 화섬이 방사되기 전 반죽 상태(solution)를 말한다. 솔루션 다이(Solution dye)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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