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설정하고 문화예술 가치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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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영상 촬영 사례 참조 가능
청와대 화보 논란 여파에 대한 업계 반응
지난달 22일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촬영하고 공개한 패션 화보 ‘청와대 그리고 패션!’ 논란에 대해 패션업계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로서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찍은 화보는 모델 한혜진, 김원경 등이 본관,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에서 한복과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담겨있다. 이 화보 협업은 한복과 청와대 등 문화유산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청와대에서 촬영한 보그코리아 화보(사진 오른쪽)에는 일본 디자이너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드레스(사진 왼쪽)가 포함돼 논란이 됐다. 	보그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에서 촬영한 보그코리아 화보(사진 오른쪽)에는 일본 디자이너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드레스(사진 왼쪽)가 포함돼 논란이 됐다. 보그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화보에서 한혜진이 입은 흰색 드레스가 일본 디자이너 ‘류노스케 오카자키’ 옷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또, 모델들이 화보 속에서 취한 드러눕는 등의 포즈가 몇 달 전 비공개였던 대통령 내외의 공간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서양 드레스에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인가?”라며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보그 코리아 측은 해당 화보를 삭제했고 논란의 여파로 구찌 코리아가 11월에 열기로 한 경복궁 패션쇼가 취소될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몰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옛날 일본총독관저로 쓰인 역사적 배경을 생각했을 때, 일본 디자이너 드레스를 입힌 화보는 생각이 짧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내외의 프라이빗한 공간이었던 청와대가 완전 개방되고 오래 지나지 않은 첫 화보인만큼 예우를 갖추고 단계별로 수위를 조정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복궁에서는 그간 수많은 패션쇼와 패션필름 등 관련 이벤트가 열렸다. 경복궁 구찌쇼의 경우는 문화재 훼손 가능성으로 인해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만 충분히 지킨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측은 “이번 화보는 ‘한복’만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건이 아니었다. 청와대를 포함한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보그코리아 9월호 지면에는 상춘재, 영빈관 등 문화유산 공간에 대한 설명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한복생활’에 대한 내용을 전문에 담고 있다. 청와대개방기획총괄과 측은 “앞으로 패션 관련 화보나 영상 건으로 청와대를 개방할 계획은 현재 없다. 이번 화보 건은 문화재청 캠페인의 일환으로 장소를 제공해줬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 대변인실에서는 “경복궁과 문화재는 궁능활용심의위원회, 문화재위원회 등에서 각 촬영 및 장소 활용 안건에 대해 보존 방침과 맞는지 가결 심의와 허가를 거친다. 청와대는 문화재로 선정되지 않아 이런 가이드가 없어 초기 시행 착오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거친 ‘구찌 경복궁 패션쇼’ 개최
청와대 촬영 및 장소사용에 대해서는 추후 중요한 사항에 대해 전문가들의 자문과 논의로 결정을 하는 관련 위원회를 별도로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청와대 보존, 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내에서는 작년 경복궁에서 ‘서울패션위크’ 패션 영상을 촬영했다. 서울패션위크 영상은 촬영 허가가 나지 않은 장소에서 찍은 결과물은 영상에서 삭제하고 화재 위험이 없도록 조명은 무선 자가발전으로만 허가하는 등 케이스에 따른 개별적인 협의가 있었다.  지난 8일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 취소 논란이 일단락됐다. 문화재청 심의 의결 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말 ‘경복궁이라는 역사문화유산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받을 것’의 조건을 붙여 구찌 패션쇼 개최를 가결했다. 

이에 구찌 코리아는 지난 5일 문화재 보존 조치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지난 8일 공식적으로 행사 개최 소식을 알렸다. 오는 11월 1일 구찌 패션쇼가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다. 경복궁 관리소 관계자는 “경복궁 근정전 회랑을 런웨이로 사용하기로 허가한 상태다. 조명 사용 등 세부 사항은 준비 과정에서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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