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첫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례될수도…8명 사상
정지선 회장, “무거운 통감” 고개 숙여 사과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 대형 화재와 관련해 현대백화점그룹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화재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당국에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백화점과 아울렛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은 규모 면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1명 이상 사망하거나 2명 이상 다치게 될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면 유통업계 첫 사례가 된다.
고용노동부와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백화점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지 여부에 대해 아직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번 화재의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안전기술사 관계자는 “이번 화재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양쪽 모두 조사가 들어갈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처벌을 피해하기가 힘든 경우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이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협력업체와 현대백화점그룹이 동시에 처벌받을 수도, 한쪽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은 지난 9월26일 매장 문을 열기 전인 오전 7시45분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통제단은 이후 다수 피해가 발생될 것을 예상해 7분 만인 7시58분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명구조에 나섰다. 27일 오전 꾸려진 합동감식반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택배, 청소, 방재 업무 근로자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당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검토를 지시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현장에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사고 현장에서 정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로 유명을 달리 하신 고인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 말씀을 올린다“며 ”현재 실종자분들의 안전한 귀환을 진심으로 바라며 입원중이신 직원들이 하루 속히 건강을 회복하길 기원했다”고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그는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며 향후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패션업계는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로 명품을 제외하고 브랜드당 통상적으로 5000만원~5억원 이상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일부 소상제인 중간관리자 점주들은 당장 일자리를 잃을 판이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명피해가 난 사항에서 피해액을 거론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소기업과 소상제인 중간관리자인 매장 점주 피해가 예상된다. 당장 월급 보전이 안 돼 다른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