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패션소비 심리 양호
백화점도 인플레이션 영향 제한적
가두패션 경기, 살아나는 분위기
…
환경 탓보다 소비주체 명확하고
타깃과 방향성 확립에 주력할 것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과 국내 환경 전반에 따른 인플레이션 현상 우려가 고조됐다. 고금리, 고물가,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며 가처분소득이 줄고 성장률 둔화가 우려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다. 악재가 지속되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내 패션소비 심리는 다행히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가격 상승 요인이 곳곳에 작용하고 있지만 급격한 소비심리 하락 흐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2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소비를 주도하는 40대 미만 고객층의 외식비, 의류비, 여행비 지출 전망 CSI 지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지난 달 2월 통계까지 지속적으로 100 내외를 오가며 회복 양상을 유지하고 있다.
명품을 비롯 고가의 소비재를 주로 유통하는 백화점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백화점은 경기 민감도가 비교적 낮은 유통 채널로 과거에도 인플레이션 영향은 사치성 소비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패션부문이다.
명품 및 고가 의류 소비가 국내 시장에서 코로나 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럭셔리 브랜드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러시에도 오히려 백화점의 구매단가 상승 효과로 수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모두 신장세로 잡았다. 현대백화점은 연내 매출액 5.72조원(+17.9%), 영업이익 4345억 원(+15.7%), 롯데 백화점은 매출액 15.6조원(+0.8%), 영업이익 6588억 원(+39.4%),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액 8.18조원(+6.4%), 영업이익 7472억 원(+5.1%)의 전망치를 내놨다.
코로나19로 처음 팬데믹 상황에 직면 했을 때 소비 품목의 교체 현상은 뚜렷했다. 실내에 거주하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리빙군의 수요가 급증했다. 외부 활동이 자유로워진 지난해부터는 반작용 현상으로 소비를 크게 줄였던 의류와 슈즈 등 패션품목의 소비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리오프닝은 이와 관련한 품목의 수요를 더욱 촉발시켰다. 급격한 패션 소비 심리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가두패션 경기 또한 회복 조짐이 역력하다. 2월 마감결과 가두 여성복은 10.7~42.8%까지 괄목 성장세를 보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막바지 시즌오프 상품과 함께 신상품에 대한 동반 구매가 이어졌다. 어덜트 가두 브랜드 또한 27.1~37.8%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3월 들어서 회복세는 더욱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3월12일 마감기준 가두 여성복은 21.1~53.2%의 성장세로 신장 폭이 더 커졌다. 어덜트 가두 부문 또한 마찬가지. 신장률은 37.3~48.9%까지 커졌다. 이러한 시그널들을 볼 때 환경, 경기 탓을 하기보다 소비주체들의 지갑을 열수 있는 획기적인 기획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소비 전반에 표준으로 자리 잡은 양극화를 받아들이고 타겟층을 명확하게 구분해 방향성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명품과 초저가 상품을 찾아서 오픈런을 하고 있는 소비층을 저격할 명확한 방향성 확립이 불가피하다. 다음 소비세대로 부상하고 있는 알파세대(2010~2024년에 태어난 이들)와 한국 인구의 약 46%로 MZ세대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욜드족(YOLD=Yolo+Young Old를 합성한 신조어)이 강력한 소비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1946년~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도하는 젊은 노인층인 욜드족은 은퇴했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활동적인 어른들을 지칭한다. 이들은 전체 평균보다 22.4% 소득 수준이 높고 노후를 즐길 시간도 풍부해 큰손으로 불리운다.
알파세대는 2025년 22억명 예상으로 세계적으로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세대로 꼽힌다. 국내 알파세대 인구는 약 549만명으로 현재와 미래 소비 영향력이 큰 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개성이 강하고 점점 다양해지는 무인매장들의 핵심 고객층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들 세대를 겨냥한 온오프라인 집객과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전략이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