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에서 섬유로’…친환경ㆍ재활용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
코오롱FnC·F&F·K2 등 국내 패션기업도 순환패션에 동참
최근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산업 전반에 걸쳐 자원 재순환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섬유ㆍ패션 산업은 매년 의류 폐기물만 4000만 톤에 달할 정도로 지구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어 자원 재순환을 통한 순환패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생산되는 직물의 85%가 버려지고 있다. 1초에 트럭 한 대 분량의 의류 폐기물이 태워지거나 매립된다고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구온난화를 불러오는 치명적인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매립지에 묻힌 옷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이와 함께 프랑스 자연환경연합이 ‘섬유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한 결과 의류 폐기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항공기와 선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 버려진 섬유폐기물은 37만 664톤이다. 그중 재활용된 양은 2만1433톤으로 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순환패션을 위한 자원 재활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부각되면서 이에 부합하는 다양한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의 친환경 멤브레인 소재 심파텍스는 소재 업체 중 순환패션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환경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유럽에서 심파텍스는 최근 2030년까지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제품에 100% 리사이클이 가능한 ‘재순환 사이클(closing the loop)’을 달성하겠다는 ‘지속가능보고서’를 발표했다. 심파텍스는 이미 지난 2020년부터 재활용 섬유 소재로 만든 원단을 모든 사업 분야에 제공해 왔다.
2025년에는 기능성 라미네이트 원자재의 50%를 재순환된 재료로 사용하고 오는 2030년에는 100% 리사이클된 원자재로 생산된 제품만 공급하겠다는 지속가능한 ‘폐기물 재순환’ 의지를 밝혔다.
심파텍스 관계자는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섬유의 재순환을 추진하면서 32개의 페트병(500ml)으로 기능성 재킷 한 벌을 만들 수 있다”며 “재킷은 100% 재활용 라미네이트, 100% 폴리에테르-에스테르 멤브레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 또는 블루사인(bluesign) 인증 폴리에스터로 100% 재활용 겉감 및 안감 원단을 사용할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퍼와 단추조차 폴리에스터 기반으로 구성, 재킷 수명주기가 끝나도 완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패션사, 중고거래·헌옷수거함으로 자원순환 캠페인
국내에서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순환패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완제품을 제조 유통하는 국내 패션업체들도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순환패션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이 임직원이 직접 참여해 자원 순환을 실천하는 ‘오엘오 릴레이 데이(OLO Relay Day)’ 행사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오엘오 릴레이 데이’는 코오롱FnC의 자사 브랜드 중고 거래 플랫폼 ‘오엘오 릴레이 마켓’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오엘오 릴레이 마켓은 코오롱FnC가 자사 브랜드의 중고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고마켓 솔루션 기업인 마들렌메모리와 협력해 2022년 런칭한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에서는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에뜨 등 다양한 코오롱FnC 브랜드 제품을 고객에게 수거 후 재상품화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판매 고객은 OLO 포인트로 보상받아 코오롱몰에서 새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번 ‘오엘오 릴레이 데이’ 역시 마들렌메모리와 함께 기획하여, 자원 순환을 위한 의미 있는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
F&F(대표 김창수)는 패션의 자원순환을 위해 MLB,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등 주요 매장에 의류수거함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입지 않는 옷들을 수거해 활용 가능한 소재 및 가구로 재탄생시켜 폐기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소비자의 참여로 모인 헌 옷들은 F&F가 2022년부터 시행해 온 자원순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가구로 만들어져 아동복지시설에 기부될 예정이다.
F&F는 2022년부터 의류재고를 리사이클한 친환경 섬유패널로 책상, 책장, 수납함 등의 가구를 만들어 아동복지 및 생활 시설에 기부해오고 있다. 2023년도에는 스툴(간이의자) 가구를 제작해 임직원들과 나누며 의류재고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내부에서 재사용하는 자원선순환도 추가 이행했다.
이번에 마련된 의류수거함에서 수거될 헌 옷 또한 리사이클 가구로 재탄생돼아동복지시설에 신발장 가구로 기부될 예정이다. 의류수거함은 대표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의 주요 매장에 마련되어 있다. 방문고객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안 입는 다운을 가져오면, 제품 구매 시 혜택을 제공하는 ‘리사이클 유어 다운(Recycle Your Down)' 캠페인 시즌 3를 진행한다.
‘리사이클 유어 다운’ 캠페인은 해마다 버려지는 많은 양의 구스, 덕 다운들을 재활용해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기획됐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실시된 캠페인 이후 4년 만에 진행된다.
이번 캠페인은 구스 및 덕다운 등 케어라벨로 확인 가능한 다운 충전재가 들어있는 옷이면 K2 브랜드뿐 아니라 타 브랜드 제품도 가능하다. 다운을 기증한 고객에게는 제품 1벌당 정상 신제품 2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전국 K2 매장에서 11월 24일까지 진행되며, 구매 시 마일리지 적립 및 쿠폰 중복 적용은 불가하다. 고객이 기증한 다운은 리사이클 업체를 통해 철저히 세척, 살균 및 분류한 후, GRS(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을 받은 고품질 리사이클 충전재로 재탄생 된다.
심파텍스코리아의 김원 지사장은 “국내에서도 버려지는 의류에 대한 재순환 관리가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며 “심파텍스는 친환경ㆍ재활용의 재순환 섬유원단을 쓰는 ‘섬유에서 섬유로(FIBER TO FIBER)’ 슬로건에 맞춰 국내 업체와의 친환경ㆍ재활용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