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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소재 전시회 “프리
미에르 비죵”에 다수 한국업체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추석 연휴를 포함한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부
재중인 업체 사장님들, 사업본부장님들, 디자이너들의
수가 제법 된다.
왠만한 국내 브랜드 업체의 관련인들은 모두 프랑스로
총출동한 듯 싶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파리 “프리미에르 비죵” 전시회에
업체 참관날이 되면 몰려든 동양인, 특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귀익은 한국말에 ‘이것이 국내 소재 전시회
인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였었다.
그러다 지난해 IMF한파가 불어닥치며 국내 브랜드社들
은 기업과 브랜드 생존을 위해 어떻게라도 돈을 아끼면
서 옷을 만들기 위해 국내 소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
다.
전까지만해도 재래시장 브랜드를 비롯해 작은 업체들의
주요 거래선이었던 국내 소재 업체, 컨버터 업체들이
개발해야할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소재 차별이 관건이
다”며 컨버터 업체와의 단독 거래를 위해 물밑 작업을
활발히 벌이기도 했다.
우습게도 이제까지 우리나라 소재 업체들은 해외 OEM
생산을 풀가동하면서까지 내수를 위하기보다는 해외 수
출을 위해 소재 상품력 배가, 신소재 개발에 총력을 기
울여 왔다.
먹을 만한 안주거리가 내 상 위에 놓여있는데, 남의 상
에 놓인 안주부터 먹어야하는 셈이거나 먹을 만한 안주
가 놓인 상이 알고 보니 그림 속의 상이었던 셈이다.
작년의 그러한 양상이 돈을 아끼기 위한 방법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이었던 나름의 생존방법이긴 했지만 컨버터
업계와 의류업계가 공생하는 초석이 되는 가 싶었다.
그러나 올해 경제 완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지며 패션
업계는 브랜드 고급화를 주창, 다시 한번 소재 차별화
를 외치며 너도나도 해외 수입소재 쓰기 도가니에 휩쓸
리고 있다.
그러기에 파리 “프리미에르 비죵”의 참관은 필수불가
결한 자격증 같은 것, 국내에서 브랜드 입지를 갖추게
하기 위한 만드는 이의 의무같은 것이라는 느낌이다.
이제 “프리미에르 비죵”의 참관단들이 돌아오면 무어
라고 하는지 귀를 기울여 봐야 겠다.
정말 내수 컨버터 업체에서 제안하는 제품의 질이 트랜
드와 상관없이 뒤쳐지는 상품인지, 그래서 브랜드 차별
화, 소재 차별화를 이루기에는 역부족인지...
아니면 이제까지 브랜드社의 소재 개발팀이 게을렀던
것인지.
/길영옥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