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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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류 수출 업계는 신년을 맞는 기분이 개운치 않 다. 지난해 의류를 포함한 섬유 완제품 수출은 60.9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65억 달러 고지를 달성한다 는 목표를 세워 놓았지만 지난해를 정점으로 세계 경기 하강 조짐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 최대라는 미국 시장만 해도 연초부터 각종 불안한 경제 지표 전망들이 발표되면서 희망에 부풀었던 업계 수출 분위기는 한풀 꺾였고 미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대체 시장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의류 구매선이 아시아에서 멕시코 및 카리브해 연안국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EU 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기 반전에 대한 별 다른 호재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본 및 동남아 지역 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못하리라는 전망들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 분위기는 환영 일색이지만 유로화 출범에 따른 위험 요소도 다분히 내포돼 있다. 일본은 우리나 라 섬유류 수출의 8%를 차지하는 4대 수출국중의 하나 지만 계속해서 내수 시장 규모가 축소돼 크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동 및 중남미 시장은 어떠한가. 중남미 국가들은 한 국산 섬유류 제품에 대해 날로 수입 규제 장벽을 강화 하고 있다. 반덤핑 제소 및 각종 수입 신고 제도 강화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 섬유류 제품들은 Y셔 츠를 비롯, 신발류, 의류, 폴리에스터 직물류 등으로 거 의 전 섬유류 제품이 망라돼 있다. 아르헨티나는 반덤 핑 제소로 한국산 섬유류 제품 수입을 원천 봉쇄했고 멕시코는 지난해 중순 신발 및 섬유류 제품에 대한 자 동수입 신고제도를 도입, 우리나라 섬유류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마디로 수출 활로 타개책의 행방이 묘연한 실정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문제 해결책이 전무한지는 다시한번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 의류 수출업체인 H社 및 W社는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약 40%선에 달했다. 두 회사 모두 세계적인 니트 경기 활황의 바람을 타고 폭발적인 신장율을 달성했다. 수출 액도 연말 기준으로 1억달러선을 돌파, 이젠 중견기업 에서 섬유 수출 대기업으로 변신중이다. 이들 기업은 소량 다품종 생산과 퀵 딜리버리에 성공한 몇 안되는 케이스중의 하나이다. 특히 W社는 편직, 염색, 가공, 나 염 등에 이르는 해외 일괄 공정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QR 시스템에 의한 퀵 딜리버리로 해외 바이 어들의 입맛에 맞는 의류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 회사 는 미국 현지 매장의 판매 및 입출고 현황을 면밀히 파 악하고 생산량을 최적화할 수 있는 리테일 링크 시스템 을 구축, 섬유류 후발 개도국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고차원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여성용 드레스를 수출하 는 P社. 이 회사는 벌당 무려 1백달러가 넘는 고가 제 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 성가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 니라 직접 미국 유통시장에 뛰어들어 현지 시장 개척에 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은 많이 남 아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 개념에 충실한 고단가 제품 개발이 시급하고 날로 늘어가는 해외 바이어들의 단납 기 요구에 걸맞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패션성을 가미한 기획생산으로 종래에 해 오던 OEM 생산에 종언을 고해야만 한다. 이제 해는 21세기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지금 다가오는 세기의 변화는 다름 아닌 치열한 생존 경쟁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우리 섬유 수출 기업들 도 이 변화의 격랑을 타고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 경쟁 의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할 절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 <정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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