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인은 만능엔터테이너…박정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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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도 잘하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사회는 다재다능한 만능인을 원하고 있다. 요즘 TV를 보면 이쪽 채널의 드라마 배우가 저쪽 채 널의 쇼 MC로, 가수로 심지어 토크쇼에서 개그맨의 자 리까지 넘보는 말솜씨를 발휘하며 만능엔터테이너의 다 재다능함을 뽑낸다. 방송의 특성상 탤런트를 돋보이게 하는 기능이 크기도 하지만 가수인지,배우인지 애매모호한 캐릭터로 여기저 기 삐죽 얼굴을 내미는 연예인은 수명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 또 연극에 그치지 않고 노래하고 춤추며 연기하는 뮤지 컬의 인기상승도 여기에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사회전반에 걸쳐 팽창되고 있는 이러한 사고는 패션업 계도 예외가 아니다. 디자이너에게 기획이나 영업력을 요구하는 것은 말할것도 없으며 홍보도 마켓팅의 한 분 야로 자리잡고 있다. 신입디자이너를 모집할 때 피팅모델이 가능한지를 따지 는 것도 이같은 사고의 한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겠다’는 효율중심 의 사고가 ‘1인 多기능’의 체제를 보편화하고 있는 것이다. 만능인재를 원하는 업계의 흐름은 그렇다치고 인력부족 으로 인한 만능을 강요당해야 하는 현실은 서글프다. 특히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물결이 휩쓸고 간 이후 남아 있는 구성원들은 이중삼중의 업무를 떠안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욕심이 큰 것이 아닐까. 구성원 모두가 엔터테 이너가 될 수도 없는 것이고 패션이라는 특수한 집단은 전문인력의 응집체로 뿌리를 내려야 할텐데하는 걱정이 앞선다. 물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하라는 법도 없고 홍보나 마케팅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할 수도 있는 것이고 실제 로 MD기획력이 뛰어난 디자이너, 마케팅전략에 재능을 지닌 홍보담당자를 만나보기도 했다. 이들은 여러분야에 걸친 지식과 실무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역시 세밀한 부분까지 섭렵하기 란 어려운 모양이다. 프로그램의 호환성, 컴퓨터 내에서의 도스와 원도우가 완벽히 서로를 보안할 수 없듯이 각 분야에 걸친 지식 은 헛점이 있기 마련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1인 2·3역은 보통이고 잔무까지 떠안아 만능엔터테이 너가 돼야하는 패션인들, 그들을 위한 드라마와 쇼프로 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박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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