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에서 가동되고 있는 직기수는 몇 대입니까?”“아무도 몰라요. 국가 일급비밀입니다.”한 수출업체 관계자의 농담이다.
“정확한 수치 파악은 불가능합니까?” “아마 일일이 공장을 방문해서 조사하지 않는 한 가능성은 희박합니다.”현재 직물업계의 현실이다.
과연 국내에서 제직이 가능한 직기수는 몇 대일까? 이에대해 업계의 막연한 추측만 있을 뿐 정확한 자료는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추정되고 있는 직기수는 9만2천여대로 97년 직기등록제가 폐지된 이후 정확한 통계를 내기에는 불가능하다.
급변하는 세계무역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서 위기에 몰린 화섬직물업계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해서라도 직기수 파악은 시급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부도직기로 제직된 직물 수출로 PET직물 수출질서가 황폐해 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섬유 관련단체들이 부도직기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 조차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직물업체가 부도날 경우 대부분 직기까지 담보로 잡혀 있어 은행측에서 경매처분해야 정상이지만 섬유경기가 불황인 지금 설비를 늘리려는 업체는 거의 없다.
부도직기로 생산된 제품은 정상적으로 제직 가공한 제품에 비해 30%이상 저가로 수출돼 수출업체들의 피해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물론 세금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신규 트레이딩 업체들이 바이어확보 일환으로 가격 저하를 위해 실시되는 경우가 많아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외국 바이어들도 공공연하게 부도직기에서 생산된 제품을 찾고 있다.
IMF이후 약 4000대의 부도직기가 가동되고 있다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지만 관련근거는 거의 없는 상태다.
부도직기가 얼마나 폐기됐는지 몇 대가 가동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와관련 직물업계와 정부는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경우 정확한 실태파악을 위해 관련단체들의 정확한 통계가 없는 상태에서 대책마련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업계는 수차례 부도직기로 인한 폐해를 건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비한 활동을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인 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일부 바이어들의 경우 일부러 부도직기로 제직된 직물을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로 그 폐해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최근 직물업계가 정부에 직기등록제 부활을 건의했다.
각개전투식 조사방법으로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한다면 직기등록제 부활이 그나마 직기수 파악과 부도직기 관리 등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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