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점수 ‘평점이하’거대시설물 활용 ‘미지수’…비대한 공룡화 우려
대구 밀라노 프로젝트가 중간점검을 받았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신제품 개발 센터, 정보센터, 염색 기술 연구소, 염색디자인 실용화 센터, 니트 시제품 공장, 한국 패션센터, 엑스코(컨벤션 센터)등 섬유제품의 고부가가치 추진을 위한 6개 사업체를 비롯해 패션 디자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최첨단 시설물들의 실용성 점검의 주역은 서울이 활동무대인 컨버터업계 사장단 70~80명.
6월말 현재 종합 추진율 약 51.4%, 연말까지 69.8%의 진척율을 보이고 있는 이 대형 국가사업의 현실 감각을 테스트하기에 누구보다 적합한 인적 구성이다.
패션소재협회가 자체 회원사들의 샘플 오더를 모아, 대구의 섬유개발연구원과 신제품 개발센터에 의뢰, 시직케 한다는 이 프로젝트에는 5,000만원의 지원금이 걸려 있는 만큼, 회원사들의 입장에서는 ‘한번 해봐도 손해볼 것 없다’는 것이 전제로 되어 있다.
평점이하의 배경
그러나 이들이 내린 점수는‘평점 이하’였다. 물론, ‘장기적인 차원에서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대한 긍정론이 포함된 점수다.
“잘만 할 수 있다면, 지원금이 없어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기대가“지원금을 주더라도 궂이 이용해야 할 필요가 없다 ”부정적 시각으로 변한 배경은 순전히 밀라노 프로젝트의 이론과 실제의 갭에 있다.
초현대적이고 장대한 시설과 설치물에 얼핏 압도되지만, 내용을 잘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철저한 공무원 실적위주의‘속빈강정’이였다는 회의적인 반응은 고감도로 승부해야하는 고급소재 개발社일수록 더 혹독하다.
물론, 폴리에스터를 가공해서 팬시하게 가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겠지만, 면직물이든, 울이든, 다른 섬유와 교직이든, 혼방이든 다양한 개발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제공해 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염색기술연구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바이어의 요구에 따라 소량의 샘플을 염색을 해준다는 파일롯 설비는 있지만, 함정은 전처리와 후처리는 다른 곳에서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즉, ‘적응할 수 있는 것만 가능하다’는 아전인수적이론이다.
현혹되지 않는 업계인
게다가 시찰 프로그램이 개발 의뢰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해석하고 답을 찾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니드에 부응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자랑하고 싶은 것을 자랑하겠다는 전시적 홍보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면, 업계인들의 수준을 만만하게 본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발전의 가능성을 찾는 기회마저 박탈하고 자신들의 의지대로 여론을 이끌려고 하는 전형적인 구태의연함이 내재되어 있다.
그런의미에서, 밀라노 프로젝트가 대구가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섬유 패션의 산지라면, 지금 그곳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련 업계인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리서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원사 개발서부터 염색가공까지 소로트 다품종으로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은 모두 구축되어 있다는 밀라노 프로젝트.
중간점수의 결과는“지원금으로 어느정도 커버는 되겠지만, 한시적인 것. 실질적으로 이용하기 쉽지 않다”“개발을 했다해도, 실질적으로 현업에 응용하여 연결할 수 있는 공장이 과연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애매모호함이였다.
이런 현실적 평가는‘어차피 눈먼 돈 찾아먹는 잔치판이니까, 편한대로 포장해 주겠다’고 하는 무리들의 사탕발림에 희석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대형 사업은 자연발생적이 아니라 인위적인 지역특화산업 육성방안에서 출발했으므로, 실질적인 그 부가가치가 나오려면, 적어도 100년 대계를 봐야 한다는 것은 정설이다.
그러나, 모든 기준은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보다 중요한 소프트웨어 장착 방법에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어느 한순간 ‘처치하기 곤란한 거대한 공룡’꼴로 전락되지 않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대구는 지역적 차원에서의 편협함에 치우치지 말고, 한국섬유산업의 미래를 스스로 짊어진만큼, 보다 현실적이 되어야 하며, 객관적인 평가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