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Advice]백화점님…요즘 지나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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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시작된 일방통행 “1% 더 올리겠습니다” 요즘 한 백화점에서 이런 전화통고를 하고 있다 합니다. 잘나가는 음료수 광고도 아닌데, 몇% 부족함을 느낄때마다 쉽게 결정되는 이런 수수료 인상소식에 벙어리 냉가슴앓듯 끙끙대야 하는 것은 입점업체의 몫입니다. 어떤 공문이나 사전 양해도 필요없이, ‘알려주는 것만해도 감지덕지 하라’는 식의 일방통행 정책에 흥분하다 못해 “왜 기자들은 가만히 있는가. 국내 유통의 이런 큰 문제점에 대해서 왜 아뭇소리 하지 않는가”라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불똥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있는 듯 했지만, 답답한 건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취재수첩을 뒤져보면, 이런 저런 백화점 관련 불만들이 빽빽이 적혀 있습니다. 96년 IMF쇼크를 배경으로 중견백화점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자 그 자리에 슬금슬금 들어오기 시작한 서울의 대형 백화점들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으로 인해 완화된 매장 면적과 경품한도 규제들… 그로인해 처절했던 기업간의 경쟁도‘있는 자의 논리’로 순식간에 평정되어 가던 순간들… 졸지에 두배 이상으로 인상된 높은 수수료를 내면서도 ‘눈치는 눈치대로 봐야하는’ 이중적 모순에 시달리는 업체들의 고충은 물론이고, 이때문에 지역 경제가 흔들린다고 아우성을 치는 지방소식들이 이미 물 건너간 이야기가 된채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라이벌 업체끼리의 세력다툼속에 강제퇴출과 입점 강요, 퇴점협박은 이제 기사거리조차 되지 않을만큼 상식화 되어버렸으니 새삼스러운 뉴스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기업윤리와 신념, 그리고 경영철학등을 언급할라 치면, “빌붙어 먹고 살기도 숨가쁜 판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까지 한다”는 노골적인 면박과 함께 돌아올 각종 불이익들도 침묵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본과 힘이 지배한 자멸의 역사 어쩌면 우리 모두 당나귀가 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코앞의 당근을 위해 어떤 채찍질이라도 감수해야 하는 업체의 모습이 그렇고, 현실적 모순을 외면하면서 얻어지는 당근을 기대하는 나으리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럴때면 늘 그렇듯이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 마이클 클라이톤이 말한 거대 공룡 제국 멸망의 원인은 우리에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줍니다.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어느 종류의 공룡의 몸집과 발자욱들이 물의 흐름을 바꾸어 버렸고 그로 인해 주변 생태계가 변화와 초식동물의 멸종했으며 그리고 모든 외부적인 변화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육식공룡들도 사라지게 했다는 바로 그 이론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20세기 후반에 맹위를 떨친 비윤리적인 기업들, 백화점과 양판형 전문점, 그리고 기득권을 휘둘렀던 수 많은 기업들의 모습이 그런 공룡들의 모습으로 오버랩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되지 않아 기록될 미래의 기록을 공상해 봅니다. “그 거대한 공룡(백화점)들은 1960년경 탄생하여, 1980년대에 전성기를 맞았지만, 다수의 공룡이 그 커다란 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인 상품의 가치를 철저하게 밟아 버렸기 때문에 마켓이 변화되었고, 뒤이어 MD공룡이 멸종하고, 드디어 마케팅공룡이 멸종했다. 그리고 급기야는 그자신의 행위에 의해서 스스로 멸종해 갔다…”라고. 실제로 지금 많은 백화점과 유통업체들은 상품 가치와는 별 상관없이 양의 확대를 도모했다고 하는 실로 ‘전략’아닌 ‘전술’이외에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그런 단 하나의 전술이 몇십년동안 버틴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필요성에 의해 변화된 가치관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약자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상식이나 기업윤리 보다 법률을 교묘히 이용하는 강자의 논리로 인해, 보다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던 유능한 브랜드와 사람들의 가치가 짓밟히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애지중지 닦고 키워온 기업들이 어느 순간, 눈앞에서 사라지는 일도 많았으며,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그리운 브랜드들도 컨셉이 달라지거나 시장에서 시달릴대로 시달리다 사장되어 버리는 일도 흔히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다소 위안이 있다면 지금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갖가지 시행착오가 표면화 되는 격변의 시대라는 것입니다. ◈윤리의식이 지배하는 21세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장구조는 냉정하게 잡혀가고 있으며, 투명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있는자의 논리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희생은 수반하겠지만, 소비 시장은 보다 다양해지고 유통채널은 보다 시스템화되어질 것이며, 백화점들의 대책없는 확대정책은 언젠가 종말을 고하게 될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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