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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기묘년 새아침이 밝았다. IMF 한파가 아직도 기승
을 더하지만 그래도 새날·새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왔
다.
올해는 그어느 해보다 각별한 의미를 갖는 해다. 99년
이 21C를 여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첫단추를 잘 끼우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올해 신년을 맞는 마음가짐은 예년과 다르게 엄
숙해짐을 느낀다.
99년은 가정·기업·국가할 것없이 새로운 세기 준비작
업으로 분주할 전망이다. 가정은 가정대로, 기업은 기업
대로, 국가는 국가대로 새로운 획을 긋기에 눈코뜰새
없는 한해가 될 것같다. 그만큼 새로운 미래가 주는 의
미는 다양하다.
특히 섬유·패션산업에 있어서 올해는 유별히 각별한
한해가 될 것같다.
올해가 21C 세계섬유산업에 있어서 한국섬유산업의 위
상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의미에서 찾는다면 의미는 더
욱 증폭된다.
현재 한국의 섬유·패션산업은 進退兩難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만큼 현안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의미다.
섬유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했고
아직도 전체 무역수지 1/3에 육박할 만큼 외화가득액이
높은 산업이다.
중화학산업이나 전자·반도체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섬유산업의 중요성은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의
반증은 미국·일본·독일·이태리 등 선진국이다.
선진국들은 섬유·패션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삼고
육성발전에 전력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첨단생활문화산업으로 탈바꿈시켜
부가가치를 적극 창출하고 있다.
이는 세계섬유 수출대국 대부분이 선진국이라는 점에서
한국섬유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이다.
다시말해 한국 섬유·패션산업은 첨단생활문화산업으로
의 변신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가 않다. 만성적인 구조적인 문제
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다는 뜻이다. 정번품 위주의 대량
생산에 젖어있는 업계의 의식이나 걸핏하면 과잉경쟁을
일삼는 잘못된 관행은 극단적인 예다.
또 신기술·신제품개발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리고 카피
일색의 상품생산은 너죽고 나죽자는 식이다.
이렇다보니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밀만한 변변한 상품조
차 없는 것이 우리 섬유·패션산업의 현주소다. 한국섬
유업계가 제자리걸음을 걷고있는 동안 동남아를 중심으
로한 후발국들이 한국타도를 외치면서 섬유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않고 있다. 이미 대부분 품목이 후발국의
추격에 휘말려 우리시장을 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쟁상대는 후발국이 아니다. 우리 섬유
산업을 앞서서 고가·고부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섬유 선진국들이다. 미국·일본·독일·이태리 등 섬유
선진국을 겨냥한 섬유·패션산업 육성은 무엇보다 시급
하다.
최근 섬유·패션산업의 중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증폭
되고 있다. 정부·국회·업계도 三位一體가 돼 섬유·
패션산업의 21C 첨단생활문화산업화에 발벗고 나섰다.
섬유산업 육성을 위해 6,800억원이 투자되는 밀라노 프
로젝트는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국회섬유산업연구회 발족은 미래 섬유산업을 위
한 입법차원의 인프라 구축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더
해주고 있다.
21C 첨단생활문화산업을 표방하는 국내섬유·패션산업
의 인프라 구축은 외견상 완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
다.
이제는 이를 앞당기는 과제만 남았다.
그리고 업종·업계간 利害相衝은 잠시 덮어두는 현명한
지혜도 요구된다.
강력한 선진국형 섬유·패션산업이 구축돼야 국가의 이
익으로 승화된다는 대승적인 뜻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섬유·패션업계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내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독버섯처럼 고개를 쳐들고
있고 외적으로는 경쟁국의 위협이 위험수위를 넘어섰
다. 한마디로 內憂外患의 화급한 상황에 쳐했다.
그러나 한국섬유산업호는 21C를 향한 항해를 멈출 수
가 없다. 험난한 폭풍우가 우리를 위협하겠지만 한국의
섬유·패션인들은 기필코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는 올해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직면한 최대과제고
꼭 넘어야할 중차대한 사안이기도 하다.
<전상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