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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념(社會通念)이란 무서운 것이라서 한번 우리
생활에 파고 들면 쉽사리 고쳐지기 어렵다.
이를테면 일제(日帝) 36년동안의 <생활용어(生活用語)>
들이 그것의 하나다.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고 50년이 넘었는데도 우리주변
구석구석엔 일본말들이 사회통념의 지꺼기로 이직도 수
없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그것들 중에서 「탑본(榻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탑본은 중국에서 그 기원을 이루어 중국에서 발달돼 왔
다.
그 탑본의 탑자는 「비문 박을 탑」자요 베껴낸다는
「베낄탑」자인 것이다.
따라서 근래 낚시인들 사이에서 유행되고 있는 「어탑
(魚榻)」은 탑본의 아류(亞流)인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고기에다 물감을 칠해 베껴냄으로 해서 자신이 낚은
고기의 어종과 크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한편으로는 고
기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한 것으로 탑본은 「판
화(板畵)」의 <장르>로써 「미술적 어탑」이 각광을
받게된 연유다.
그런데 이것을 탑본아닌 「탁본(拓本)」으로 「어탑」
을 「어탁」으로 「일제」때부터 일본사람들의 말과 글
을 그대로 답습해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사람들이 말하는 탁본의 탁(拓)자는 <열척>자로
개척한다는데 쓰는 척자인데 말이다.
그 척자를 <탁>자로 일본사람이 쓰게 된데에는 사유가
있다.
중국 송(宋)나라 때 고전적 금석(金石)들의 원본이 파
괴되는 등 없어지자 (탑본업자들이 수십장 베껴내곤 그
비석들을 파손시켜 탑본값을 올리려 했다) 이들의 탑본
으로 원형을 만들면서 「재개척판(再開拓版)」이라 했
는데 그 때 일본인들이 이<재개척판>의 「척」자를 따
서 일본말인 「따구홍(拓本)」이니 「교타구(魚拓)」로
부르면서다.
▼ 가장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인쇄수단의 하나인 <베
껴서 박아낸다>는 탑본과 <개척>한다는 척자와는 원
래 다른 뿌리인데 <탑본>이나 <어탁>도 옳다는 식이
돼버렸다.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보면 <탁본>조에서 <
탑본>을 보라고 돼있어 고소를 자아낸다).
▼영어에서 말하는 이라는 단어가 베껴낸
다는 뜻이라면 그대로 <탑본>의 의의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서양식 탑본이란 「러빙=RUBBING」이라 하지만 이것
은 마찰 혹은 문지른다는 뜻.
영국에선 1840년경부터 교회의 「황동비(黃銅碑)=메
달」의 복사방법으로 엷은 종이를 메달위에 놓고 연필
이나 클레용 같은 물감으로 문질러 떠냈다. (차항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