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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위기에 내몰린 업계
요즘 국내 컨버터 업계는 죽을 맛이다.
수입증가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 전문 제조공장 붕괴의 영향으로, 복덕방식 중계무역은 이미 물건너 간지 오래이며, 한때 내로라 했던 탄탄한 기업들도 중국을 비롯한 후발 개도국과의 가격경쟁으로 저가와 고가시장을 모조리 빼앗긴채 시장 브랜드로 속속 전락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몰락’이라는 단어를 서슴치 않는다.
“개발의 필요성은 절감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투자를 할 수 없으며, 그나마 갖고 있는 것의 소진에도 한계를 느낀다”는 자괴감까지 팽배되어 있다.
때때로 어패럴 메이커와의 불평등 거래관행, 제조업체와의 직거래 증가현상등 원인과 결과의 분석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먹이를 앞에 두고 치열하게 물고 뜯었던 절박함과 앙상한 경영체질의 흔적에 대해 누구하나 미련을 표하고 있는 사람도 없다.
물론, 쉽고 잘되는 장사를 골라가며, 시대의 조건에 맞추어서 적당히 잘 살아 온 시간들을 지적한다면, 할말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담당자에게 입에 단내가 나도록 아부를 하고 뒷돈으로 밀어붙이던 시절, 모든 것이 제맘대로 잘굴러가는 시점에서 기업이념이니 철학을 재정립해가며 구태여 어렵게 산다는 것이 바보같은 시대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작금의 결과는 기획이나 개발이라는 단어는 있었지만, 장사꾼이 더 우대 받았던 우리네 패션사를 적나라하게 반성시켜주는 ‘一次청구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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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외형불리기에만 열중
그러나, 어느날 시대는 바뀌었고, 상황도 급변했다.
그리고 모두가 변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지만, 어떤 협회나 단체도 그 구심점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와 혼돈속에 빠져 있다.
게다가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지금 어느 협회고 단체고 ‘죽었다 깨어나도 이것만은 잘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냉소적 시선들이다.
그런의미에서 섬유패션소재협회의 출범 당시의 初志를 상기해 본다.
그러나 회원사간의 원할한 정보교류로 규모 있고 짜임세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 국내의 어패럴 메이커와 디자이너들에게 업계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보다 절실하게 인식시키려 했던 그들의 애초의 의도는 해외전시유치를 통한 지원금 수령의 목적으로 희석된지 오래다.
단일 협회중 최다 회원사를 보유한 거대 단체로 부상했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협회에 가입해야 만 정부의 수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의 설립 덕분에 불어난 몸집과시일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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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컨버터 붕괴 남의일 아냐
이것은 비단 특정 협회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자생의 힘을 잃어버리고, 남의 등에 업힌채 아관파천 당하고 있는 듯한 국내 컨버터업계의 의욕상실이 국내 패션산업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만약 국내 컨버터 업계가 고사된다면, 협회는 물론, 지금까지 ‘며느리, 부엌 강아지에게 분풀이 하듯’ 큰소리 치던 국내 어패럴 메이커들도 무사할리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의미에서 아무것도 판별해 줄 수 있는 사람 없고, 알긴 다알지만, 진정으로 고민하는 사람도 없는 듯한 이 업계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지고 있음을 우려한다.
국내 섬유 패션산업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육성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지, 원점에서의 검토가 필요한 지금.
섬유패션산업의 보다‘강력한 체질 만들기’라는 차원에서 내수 컨버터업계의 신음소리에 심각히 귀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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