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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
한국패션과 패션인들이 일본출신 디자이너의 한 세미나
에서 안팎으로 수모를 겪는 봉변을 당해 국내 패션인들
이 발끈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삼성패션연구소가 지난 주 세계 유명패
션디자이너이자 퍼포먼서인 야마모토 간사이氏를 초청,
섬유센타에서 연 세미나. 이날 세미나에서 야마모토氏
는 일반적인 세미나와는 달리 딱딱한 형식을 탈피 대학
강연과 같은 역동성으로 질의 응답, A/V시청을 강연과
함께 가지는 등 이에 관해서는 호평을 받았다. 강연의
내용은 대부분 강사자신의 약력 및 러시아, 베트남,인도
에서 가진 퍼포먼스형식의 대규모 패션쇼 소개, 패션비
즈니스에 퍼포먼스를 도입해야 한다는 골자로 이루졌
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참가자 대부분이 현직 디자이
너및 의류기획담당자, 관련 바이어들임에도 강사인 야
먀모토氏가 이를 몰랐던 것인지 대부분 자신의 성공담
등 소개와 일본색채가 강렬한 이벤트시청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했다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응답도 불성실하
다는 평을 얻었다.
일례로 야마모토氏는 수십만이 군집한 곳에서의 대규모
패션쇼가 결코 영리목적에서 하지 않았다(자신은 패션
불모지에 패션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힘)고 한
것이나 러시아나 베트남 ,인도의 자선목적 패션쇼가 왜
일본색채가 그렇게 강렬한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더구나 오후 4시까지 예정인 세미나도
자신은 할말을 충분히 했다며 1시간이나 일찍 끝내 참
가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세미나후 주최측인 삼성패션연구
소 관계자가 나서서 참가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듯 『강
사의 의도는 IMF로 힘들어진 한국패션인들에게 용기를
주려 했던 것이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가는 일부 현직 디자이너및 관계
자들은 『도대체 한국패션을 어떻게 보는지』, 『한국
패션디자이너 수준을 어떻게 보는 것인가』하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해프닝은 야먀모토氏의 소홀한 강의
준비와 한국패션에 대한 의식도 문제지만 철저한 사전
준비가 부족한 삼성패션연구소의 불성실도 문제라는 것
이 참가자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