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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타이타닉」과 애국심
미국의 파라마운트社가 2억달러를 들여 만든 대작「타이타닉
」의 장점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출연으로 10대의 관객
유치가 보장되었다는 점 이외에, 전세계를 향한 무차별적이
고 요란한 홍보로 인해 이미 도입당시부터 히트가 보장되어
있던 영화다.
파라마운트社의 예상대로라면, 그들이 우리시장에서 거둬갈
수익금은 지금까지의 사람들의 손가락과 목에서 빼모은 금반
지 모으기 운동이 일체 헛수고로 돌아가게 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영화관마다 이 영
화를 보기위한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여기서「한국사람들은 이래서 안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일고 있다.
「한푼의 외화가 아까운 시점에서 도무지 정신들을 차리지
못한다」고 볼메인 불만들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는 일시적인 애국심이나
외화절약의 차원이 아니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통해서 무차별로 침투해 들어가는 문화
적인 세뇌, 그리고 기호의 변화인 것이다.
문화산업은 이미지와 꿈
그러나 영화를 볼때 사람들이 그의 스토리에만 반응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하다못해 PC통신의 영화정보란에 들어가 봐도 요즘 10대들
의 관심은 영화속의 주인공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 그리
고 그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들은 영화 속의 스타와 같은 라이프씬의 연출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의미에서 호화유람선의 퍼스트클래스에서 낭만적인 여행
과 사랑을 만끽하는 영화 「타이타닉」에서는 낭만적인 여행
과 사랑의 재현을 위해 크리스티앙 디올의 죤갈리아노의 작
품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죤갈리아노가 어떤 사람인지는 몰라도, 그영화를
떠올릴때면 크리스티앙 디올의 세계를 함께 떠올리게 될 것
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것은 이미지와 꿈을 중시하는 패션산업에 있어서 결코 무
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세계 일류 브랜드비지니스의 전략이
라는 것이 얼마나 기막히고 교묘하게 사람들의 심리와 맞물
려가며 움직이고 있는가를 시사해 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
다.
패션도 오리지널리티가 생명
일례로 가브리엘 샤넬은 지금 가고 없지만, 샤넬의 컬러와
이미지 스타일의 기본은 칼 라거펠트에 의해서 이어지고 있
다.
현대적으로 어렌지 했지만, 누구나 보아도 샤넬임을 알 수
있는 것. 가령 칼라거펠트는 샤넬의 옛사진속에서 승마장면
을 현대의 승마복 패션과 컬러로 조명한다거나, 샤넬이 좋아
했던 앤티끄한 가구속에서 컬러와 문양을 발견, 샤넬의 취향
을 전세계인에게 제안, 그 이미지계승에 성공하고 있는 케이
스로 대대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오뜨꾸뛰르의 원점을 응시하면서도 디자이너로서의 자
신의 스펙터클성과 대극점에 있는 것들을 훌륭하게 발견한
하나의 예에 불과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브랜드가 만들어
낸 「문화」의 엄청남을 인정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과만을 부러워해서야...
우리는 결과를 놓고 부러워하고 때때로 시기한다.
그런 결과가 나오기 까지의 얼마나 고통과 노력의 시기를 거
쳐왔는가에는 눈감은채, 「왜 우리는 이보다 못한가」에 대
해서 먼저 말한다.
주체성없는 사람들의 브랜드에 대한 맹신과 외제 선호사상이
온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떠들어 대지만, 이미지 산업에 대
한 중요성에 대해서 일찍부터 눈뜨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먼저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과거에 없는 시절을 거치는 동안, 먹고 사는 일이 바빴던 시
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아직가지 패션은 사치고 낭
비인지도 모른다.
그런사람들이 책임있는 자리에 앉아있으면 언제까지나 「돈
부터 벌고 나서」라는 발상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어떤 투자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절실히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
에 이르렀다.
마음은 급하고 갈길이 멀어도 보다 고차원적인 전략하에서
발상부터 궤도수정이 되지 않는 한, 패션 역시 고부가가치
이미지산업이란 영원한 꿈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기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