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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직물 주력시장인 두바이와 홍콩에 성수기가 본격 도래하
고 있지만 가격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형국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유례없는 비수기 장기화와 환율상승에
따른 바이어의 집요한 단가하락 요구에 일부 직물업체 및 대
기업 종합상사들이 적극 부응하면서 비롯된 부메랑효과다.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로 끝날 것 같은 가격회복. 한 번 떨어
진 가격을 원상 회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직물업
계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불문가지(不問可知)사항이다.
오더에 목말라 하던 직물업계는 환율상승의 수출 호기와 함
께 주 수출지역서 구정 이후 부킹이 불 붙기 시작하자 적은
양의 오더라도 가격을 올리려는 업체와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에 적극(?) 호응하거나 그 보다 더 다운된 가격으로 선
적하는 「가격 고수」와 「일단 팔고 보자」의 극명한 대립
양상을 보여 왔다.
이른바 「같이 살자」와 「같이 죽자」라는 극단적으로 표현
될 정도로 첨예한 대치 국면을 연출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관련업계 관계자는 『호황일 때 가격을 올리자고 하면 각 업
체들이 적극성을 띠지만, 특히 비수기가 되면 앞으로를 생각
해 가격을 고수하자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어느새 단가는 바
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업체들의 공존공생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실상을토로한 적이 있다. 물론 재고가
많고, 자금회전이 어려워 경영이 악화일로에 놓여 부도 직전
에 있다면 가격고수는 필요악일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미 업계에 소문난 일부 직물대기업과
중견기업, 또 채산성을 전혀 고려치 않고 외형에만 급급한
몇몇 대기업 종합상사들은 상습적으로 가격을 후려치고 있어
일부 업체에선 계약이 완료된 이후에도 바이어가 단가를 이
유로 들어 일방적으로 파기를 하는 등 부정적인 면도 상당히
뒤따르고 있다.
일례로 그동한 하늘을 찌를듯한 인기로 불황이 전혀 없을것
같던 PET스판직물이 두바이지역서 가격이 바닥에 바닥세를
거듭하고 있다. 원사값만 1달러10센트가 넘는데 시장가격이
1달러80∼90센트에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부킹이 본격화되면서 베이직 아이템을 중심으로 수출
단가가 성수기보다 평균 45∼60% 하락했던 것이 완만한 상
승곡선을 그리지만 기대치에는 못 미치고 있다. 그리고 성수
기임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들의 오더량 수준은 70∼80선을
넘지 못하고 있어 대량투매와 제살깍기식 융단폭격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업계가 IMF한파로 살아남기씩 생존 경쟁이 최우선 과제라
할지라도 이기주의식 소수 업체가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일
은 절대 삼가해야하며 상호 이익을 위해서라도 지킬 것은 지
키고 피할 것은 피해야 하는것이 공생을 위한 불변의 진리라
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박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