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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부터 고성장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던 중저가 캐주얼
업계가 엄청난 재고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볼륨확장식 영업에다 소비자 인식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
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시즌에 너무 많은 스타일과 색상을 토해내니 자연 각 브랜
드만의 고유 컨셉은 상실한지 오래됐다.
일반대중이 널리 입을수 있는 「무난하면서도 편안한 옷」이
라는 캐주얼의 정의를 뒤늦게 깨달은 각 업체들마다 부랴부
랴 컨셉 수정은 물론 베이직과 뉴베이직의 비중을 강화하고
스타일수를 줄이면서 볼륨지향보다는 내실위주로 안정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10년이상 전개해온 볼륨화와 이미지 하락 사태
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이번 시즌 각사는 년중 특판 행사, 할인점 기능강화 등을 통
한 재고 소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효율적 재고처리를 통한 현금 확보가 올해 영업의 승패
를 좌우할것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다.
그래서 재고처리의 차원을 넘어 신상품의 가격까지 흔들리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문제는 왜 진작부터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 처리에 나서지 않
고 이제와서 허겁지겁 재고처리에 목숨을 걸어야 하느냐 하
는 점이다.
브랜드의 이미지 하락을 우려했다면 해외시장 수출 방법도
있는데 말이다.
어차피 국내에서 싼 값에 팔아야할 것이라면 같은 가격으로
외국에 수출했을 때, 브랜드의 이미지도 유지하면서 오늘날
의 IMF사태를 막는데 미약하나마 일조했을 것이라는 아쉬운
감도 든다.
이제는 IMF한파를 잘 견뎌내는 것만이 최후의 승자가 될 뿐
이다.
중저가 브랜드사는 최근 몇 년동안 이미지를 상승시키기 위
해 노력을 기울이고 효율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캐주얼의 인기가 최고조였던 시기에 대한 향
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왜 우리브랜드가 중저가냐고 반박은 하면서도 스스로 「
중저가」라는 족쇄에 매여 당당하게 브랜드를 내세우지 못하
고 교묘하게 타브랜드처럼 보이게끔 하는 얄팍한 잔꾀만 부
리고 있다.
중저가 캐주얼 업계가 직시해야 하는 것은 당당하게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우면서 실리위주로 영업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고 최소화를 위한 전략구사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상
황이다. 거품제거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중저가 캐주
얼사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더욱 궁금하기만 하다.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