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동으로 배우는 소비심리
정치는 풍선과 같다.
한껏 부풀때까지는 온세상이 내것인 것 같지만, 개표순간 터져버려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바람같은 허무함이다.
한쪽을 누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튀어나오는, 힘을 주는 방향에 따라 상당한 압력도 견뎌내지만, 사소한 상처에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그런의미에서 민중은 언제나 간사하다.
어제까지 비아냥과 뒷공론에 열을 냈어도 순식간에 그를 위한 수호천사로 돌아설 수도 있고, 백번을 잘해도 한번의 실수를 용서할 수 없는 잔인함을 보이기도 한다.
별로 측은하다고 생각한적 없었던 여당이 하루아침에 박해받는 민주투사와 같은 모습으로 바뀌고, 순리와 리듬을 읽지 못한 야당이 졸지에 정치 하수로 만들어진 작금의 예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역풍을 반전하는 것도 정치가 갖고 있는 또하나의 매력이다.
이럴때일 수록 이런저런 모든 변명을 포기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이끄는 획기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자는 오히려 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강을 건너버린다는 것이 너무도 확실하기 때문이다.
영웅부재 시대의 히트상품
요즘 정치판은 패션판매 현장과 같다.
예측을 불허하는 모호성과 필요와 기분에 따라 날마다 달라지는 변덕스러움이 그렇고, 마치 날개달린 새와 같은 소비자들의 속성이 그렇고, 전혀 예상도 못한 얼토당토 않은 상품에 몰려들어 환호하기도 하는 소비자들은 더더욱 종잡을 수가 없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이전에 사람들이 수퍼맨의 출현에 환호했던 시대가 있었다.
원더우먼과 소머즈, 그리고 6백만불의 사나이가 TV앞에 사람들을 매어 놓았고, 독재 치하라도 사람들은 강력한 리더하에서 스스로의 안전만 보상받을 수 있다면 희희낙락 따르기만하면 되었던 시절.
그것은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수퍼맨의 힘에 위탁하면 된다는 이른바 대리행위로서의 또다른 즐거운 시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영웅부재의 시대.
텔레비젼은 이미 그들의 존재를 전설의 고향속에 묻어 버렸다. 그리고 지금 어린시절 천하무적 수퍼맨이 되고 싶었던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을 어필하고 싶어하는 지금,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에도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변화무쌍 패션비즈니스 적응하기
사실, 모두에 언급한 정치문제의 배경도 되겠지만, 패션에도 세대갈등이라는 것이 있다.
특히, 친구들끼리 쓰는 용어와 부모에게 쓰는 용어가 다르다는 요즘 젊은 세대의 의식. 그들의 라이프씬과의 갭은 괴리감이 느껴질만큼 심각하다.
그들은 이제 선택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어쩌면 그들은 많은 것 중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고르는 행위. 그 자체에 만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달성해 가면서 자기만족을 발견해 가려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심리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언제나 새로운‘Something New’를 찾고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저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시대. 이런 보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감성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데이터보다는 보다 고도의 심리분석이 필요한 시대에 돌입했음을 요즘 정치에서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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